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글로벌 경제위기 타고 '닥터 둠' 목소리 커진다

"유로존 위기 장기화로 세계경제 재앙맞을 것"<br>마크 파버·루비니 등 연일 비관적 전망



'닥터 둠(Dr. Doom)들이 돌아왔다'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는 이른바 '닥터 둠' 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비관론자들은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글로벌 경제가 잠시 회복세를 보이자 어두운 전망은 비주류로 취급됐지만, 유로존의 채무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이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 중국 한국 등의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해 많은 관심을 받은 마크 파버 마크 파버 리미티드 역시 대표적인 닥터 둠으로 꼽힌다. 최근 미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비관론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유로존의 위기의 글로벌 경제 전염을 들고 있다. 또 이러한 위기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리스크 오프(risk of)'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루비니 "유로존 심각한 붕괴위기"= 지난 2005년 미국의 주택시장이 버블상태에 있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붕괴하면서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일약 '닥터 둠'으로 명성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 그는 뉴욕 맨해튼 그의 아파트에서 파티를 연 자리에서 "유로존이 심각한 붕괴위기에 있다"며 "유로존의 붕괴는 세계경제에 재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달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미국과 유로존, 영국 등 선진경제는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리세션에 진입할 확률이 50%이상"이라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그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해서도 수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심각한 위축을 예상했다. ◇위더먼"리세션 한창 진행중이다"= '애프터 쇼크(After shock)'의 저자이자 앱솔루트 투자자문을 운영하고 있는 로버트 위더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미국 경제는 여전히 2008년 시작된 리세션의 한 가운데 있다"며 "FRB의 막대한 통화공급과 정부의 차입이 이뤄짐으로써 경제를 잠시 위기에서 벗어나 있도록 했지만, 이 효과는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완화적 통화정책의 결과로 내년 인플레이션이 5%이상에 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달러 약세를 감안해 대체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영원하지는 않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그는 당장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게 되면 금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링 "베어마켓 2020년까지 이어져"= 포브스의 칼럼리스트로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를 예언했던 개리 실링은 "베어마켓은 닷 컴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부터 시작됐다며 앞으로 10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부터 2010년 10년간 물가상승을 감안할 경우 다우지수는 20% 빠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지난 60년 동안 미국시장은 15~20년을 주기로 강세장과 약세장을 겪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재 미국경제는 신용붕괴에 따른 2008년의 위기에 이어, 당파적인 정치전쟁으로 인해 자기파괴적인 재앙을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간 매년 2~3%의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실질국내총생산(GDP)는 전혀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식투자자라면 대형은행, 소비재, 주택산업 등의 주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반면 달러는 미국경제에 이어 글로벌 경제도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로스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결함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빌 그로스 역시 세계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으로 유명하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기고에서 "최근 수년간 확인된 가장 두드러진 사실은 부채증가에 힘입은 성장은 시장이 더 이상 채권을 사지 않을 때는 작동하지 않는 결함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유럽 모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양책을 사용하고, 통화공급을 늘리면서 엄청난 채무를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빌 그로스는 "앞으로 디레버리징, 재정긴축, 잠재적 디폴트 등이 경제전망과 투자에 있어서 감안해야 할 요소"라며 "투자자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리스크 오프(risk off)'모드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로저스"금값 상승세 이어질 것"=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공동으로 설립했던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 역시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종종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세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위기를 맞을 확률이 100%"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그리스 등 세계각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맹렬한 속도로 빚을 늘려왔으며 이제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또 최근 금값이 향후 5~20년 동안 온스당 2,4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지난 11년간의 금값 상승이 비정상적이었던 만큼, 휴식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에 대한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좋아진다면 당연히 가격이 오를 것이고, 경제가 더 나빠진다면 각국 중앙은행이 부양에 나서기 때문에 유리하다며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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