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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체들이 지난 4월 보건당국의 약가 인하정책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메이저업체들의 2ㆍ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유한양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한양행의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14억원, 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70.8%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유한양행의 내부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주변 환경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 내년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API) 수출과 신약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신약 분야에서만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수익 확대의 새로운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국내외 시장에서 항생제와 에이즈치료제ㆍ당뇨병치료제ㆍ소염효소제 등의 원료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2개의 신약원료를 판매해 약 400억원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의 경우 매출 증가에 기여하는 부분 외에도 영업이익률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매년 10%가량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이번 2ㆍ4분기에는 4.6%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하반기 시장에 내놓은 원료의약품의 영업이익률은 13%에 달하기 때문에 하락했던 수익성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신약도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6월 출시한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성인용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등의 판매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장은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올해 7개의 신약을 도입해 신약 관련 매출이 332억원가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약이 올해 전체 매출의 5%가량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에는 실적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637억원, 344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4.37%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31.75% 줄어든 것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약가인하로 인해 수익성은 나빠졌지만 꾸준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료의약품 수출 등으로 내년 이후 수익성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한양행은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 제약업체로는 처음으로 유전체 분석서비스에 진출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지난달 유전체 분석업체인 테라젠이텍스와 개인유전체 분석서비스인 '헬로진'의 상용화ㆍ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구체화했다. 헬로진은 개인의 유전체에 들어 있는 수십종의 질병 관련 유전자를 분석해주는 개인맞춤의학 서비스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헬로진은 질병이 발병하기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품과 약물반응에 대한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어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맞춤형 의약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또 신약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진행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자체 개발 혹은 공동연구 중인 과제가 20건가량 된다"며 "2005년 항궤양제 '레바넥스'를 자체 개발한 뒤 출시한 것처럼 소화기계 치료제, 염증성 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신약 개발에 투자를 꾸준히 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