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인접지역에서 9일간 대치를 벌이던 남북한 해군간에 무력충돌이 발생,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교전상황을 재구성해본다.15일 오전 7시15분 안개가 엷게 깔린 연평도 인근 NLL 해상. 북한어선 5척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꽃게잡이 조업차 NLL을 넘어왔고 10분뒤 어선 8척이 추가로 월선, NLL 남방 2.5㎞까지 들어왔다.
오전 7시55분. 80톤급 북한경비정 2척이 NLL을 넘은데이어 420톤급 경비정 2척이 함포를 우리쪽으로 겨눈채 어뢰정 3척의 호위를 받으며 우리영해를 넘어왔다.
우리 해군고속정 8척과 1,200톤급 초계함 2척이 극도의 긴장감 속에 밀어내기식 충돌작전을 위해 북한경비정쪽으로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해군고속정은 1,200톤급 초계함과 함께 2개편대를 구성, 한쪽에서는 충돌작전을 펴고 다른 한쪽에서는 북한 경비정을 포위해 압박해 들어갔다.
이같은 양동작전은 전날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으로부터 적극적인 봉쇄작전명령을 하달받은데다 북한경비정이 지난 13일부터 우리측 공격에 대해 박치기식 공격으로 저항한데 따른 것.
오전 9시7분. 충돌작전명령이 떨어지자 해군고속정 1척이 해상시위를 벌이던 420톤급 북한경비정의 함미를 향해 쏜살같이 돌진했다. 북한경비정은 박치기식 공격으로 맞받아치기위해 덤벼들었고 양측 함정은 동심원을 그리며 쫓고쫓기는 해상질주가 시작됐다.
오전 9시20분. 해군 고속정 1척이 북한어뢰정 1척을 향해 돌진, 저지작전을 시도했으며 갑작스런 공격을 받은 북한어뢰정은 뒤로 물러섰다.
오전 9시25분. 북한어뢰정에 있던 10여명의 사병들이 일제히 갑판위에 올라와 조준사격 자세를 취했으며 25㎜ 기관포로 선제사격을 가해왔다. 북한어뢰정의 기관포 사격을 받은 우리 해군고속정은 자위권 차원에서 40㎜ 발칸포로 응사했다. 고속정을 호위하던 우리측 초계함도 76㎜ 함포의 불을 댕겼다. 교전은 10여분간 계속됐다.
해군고속정과 초계함이 기관포와 함포로 집중사격을 가하면서 북한 어뢰정과 경비정을 향해 돌진하자 놀란 북한함정이 퇴각하기 시작했다.
오전 9시30분. 우리 초계함에서 발사된 76㎜ 함포가 북한 어뢰정 선체에 그대로 명중됐다. 함포를 맞은 북한 어뢰정 2척에서 시커먼 연기와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어뢰정 선체는 부서진 파편들이 튀어올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으며 선체가 기웃하더니 20여분만에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 또다른 어뢰정 한척은 나머지 어뢰정 2척과 북한경비정 1척에 의해 예인돼 침몰은 면했다. 이어 해군 고속정에서 발사된 40㎜ 발칸포가 북한경비정에 그대로 명중, 선체가 크게 파손돼 다른 경비정들의 호위속에 모두 북한 영해쪽으로 퇴각했다.
사격을 받은 북한 어뢰정과 경비정에서는 부상을 입은 북한병사들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우리측 고속정도 북한경비정과 어뢰정의 사격으로 선체 일부가 파손됐으며 고속정 정장과 대원등 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전광삼 기자 HISA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