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급주시장 갈수록 커진다

◎업체마다 감각적 맛과 향, 디자인 찾기 경쟁/‘소비자 욕구’에 맞춰 새상품 잇따라 선보여고급주시대가 활짝 열렸다. 주류시장이 고급제품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프리미엄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주류업체들은 「두꺼비 소주」식의 전통적인 주류패턴에서 탈피, 소주·맥주 ·위스키 등 전 품목에 걸쳐 감각적이고 이색적인 맛과 향, 그리고 디자인 개발경쟁을 벌이며 고급주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위스키의 경우 외국에서도 고급주로 치는 원액숙성연도 12년이상의 신제품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쓴 맛」을 상징으로 하던 소주의 경우도 벌꿀이다, 숙성이다 하는 특징을 내세워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무색소주란 종전 개념을 탈피, 소주에 신선한 색깔을 집어넣는 사례까지 선보였다. 맥주는 젊은층 취향에 맞는 디자인과 개성파 맛과 향을 곁들인 신세대형 맥주가 양보다는 질의 향상을 꾀하며 경쟁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다. 오랜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과음을 회피하는 음주문화속에 최근 소비자들의 고급 술 선호경향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앞으로 고급주 개발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남문현> ◎소주/10개사 16개 브랜드… 각사 명예 내세우며 각축/상반기 프리미엄급 시장 점유율 60% 수준까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온 프리미엄제품들이 최근 시장에서 기존 레귤러제품들을 제치고 각사의 주력제품으로 성장, 그 영역을 급속히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 상반기 전체 소주시장에서 프리미엄급소주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절반을 훨씬 넘어섰으며 비슷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는 중. 순수 프리미엄 제품들은 진로의 「참나무통맑은소주」를 비롯, 모두 10개사에서 총 16개 브랜드가 각사의 주력제품으로 명예를 걸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두산경월의 「청색시대」는 파란병을 사용, 소주시장에도 맥주에 이은 색깔마케팅을 불어넣고 있어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전체 소주시장에서 차지하는 이들 제품의 올 상반기 점유율은 60%. 총판매량 44만4천여㎘(군납·면세제품포함)가운데 골드류 제품을 포함한 프리미엄제품(3백60㎖골드류와 3백㎖)은 60%인 26만3천㎘인 반면 「진로」등 레귤러제품(3백60㎖)은 약 20%인 9만㎘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총 소주판매량 81만7천여㎘ 가운데 프리미엄제품비중이 52%(42만8천㎘), 레귤러제품이 약 25%(20만3천여㎘)에 달했던 것에 비해 프리미엄 비중이 올들어 약 8%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진로의 경우 레귤러제품은 9만3천4백여㎘로 지난해같은기간보다 8%포인트 줄어든 46.8%의 점유에 그쳤다. 반면 「참나무통맑은소주」를 포함한 프리미엄급제품은 10만4천여㎘로 51%를 차지, 프리미엄급들이 주력제품으로 떠올랐다. 두산경월은 「그린」과 「청색시대」「청산리벽계수」 등 모두 프리미엄급만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다. 보해양조는 레귤러비중이 4.36%(1천7백79㎘)로 지난해같은기간(3천5백여㎘, 9%)에 비해 약 5%포인트 가량 줄어든 반면 프리미엄급제품은 56%(2만2천7백82㎘)로 전년동기의 51%에서 5%포인트나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위스키를 시작으로 거세게 일기 시작한 고급화바람이 소주에까지 확산, 주류시장이 완전 고급주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프리미엄급에 맞춘 판촉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맥주/투명한 빛·붉은색·녹색… 색깔경쟁 맞대응 치열/뚜껑·디자인 새롭게, 다양한 이벤트 행사 마련도 맥주시장에 프리미엄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조선맥주·진로쿠어스맥주가 프리미엄급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OB맥주가 독주해온 이 시장에 본격 가세,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최근의 프리미엄맥주 개발경쟁의 품질제고와 함께 색깔개발경쟁으로 나타나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명한 색의 「카프리」, 붉은색의 「레드락」, 녹색의 「하이트 엑스필」등으로 종전 무색맥주에 색깔이 첨가되면서 일명 색깔경쟁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애주가들로서도 관심이 안 갈 수 없는 일. 이들 제품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가라앉은 맥주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높은 판매신장률을 보이며 효자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고급맥주가 전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수량기준으로 1.8%(3백여만상자·상자당 3백30㎖ 30병), 금액상으로 2.4%(6백50여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수량기준으로 약 3배가 늘어난 5.3%(9백만상자), 금액상으로도 2배이상 늘어난 7%선(2천억여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카프리」를 판매하고 있는 OB맥주는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1백54만상자(상자당 3백30㎖ 30병)를 시판, 지난해 같은기간의 1백10만상자보다 40.0%(44만상자)가 늘어났다. OB는 경쟁제품의 출현에 맞대응키 위해 지난 5월부터 병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 뚜껑을 돌려딸 수 있도록 하는 바꾸는 한편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서 연말까지 4백만상자를 공급, 고급제품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굳게 지킬 방침이다. 조선맥주는 지난 4월말부터 돌려따는 뚜껑(일명 트위스트 캡)과 녹색병을 사용한 저칼로리 감각맥주인 알콜도수 4.1도의 「하이트엑스필」을 개발, 병(3백30㎖)과 캔(3백55㎖)으로 동시에 판매에 들어갔다. 조선맥주는 특히 하나의 맥주 브랜드에 녹색과 함께 흰색을 동시에 사용하는 더블상표를 적용, 일명 커플맥주라는 개념을 도입해 상표 차별화를 시도했는며 지난 상반기 28만상자(상자당 3백㎖ 30병)를 판매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조선맥주는 앞으로 최고 월 50만상자(상자당 20병)씩 판매한다는 방침아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진로쿠어스맥주도 지난 4월부터 시판에 나선 「레드락」이 시판 첫달동안 10만4천상자(상자당 5백㎖ 20병기준)를 판매하는 호조를 보이는 등 지난 6월말까지 모두 28만4천상자를 공급, 시장을 급속히 파고 들고 있다. 진로는 신촌문화축제나 각 대학축제를 후원하는 등의 형식으로 참여하고 「레드락과 함께 하는 가위 바위 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열어가면서 젊은층에 접근하고 있는데 최근 캔 제품까지 내놓고 연말까지 2백만상자를 공급키로 했다. ◎위스키/급성장속 3사 생산물량 확대전 더욱 뜨거워져/판매목표도 작년의 2배로… 앞다퉈 판촉강화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프리미엄 위스키시장을 놓고 주류 3사가 최근 물량확대전 등에 돌입하면서 경쟁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진로·조선맥주·두산씨그램 등 프리미엄 위스키업체들은 일부 업체가 올초 원액확보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물량공급을 대폭 확대하기 시작하는 한편 원액숙성연도를 낮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돌입하고 있다. 이에따라 주류 3사의 프리미엄 위스키 판매목표량은 당초 계획보다 50만상자(상자당 4.2ℓ), 지난해 총 판매량 3백40만여상자 보다는 2배가량 늘어난 6백만여상자에 달해 판매경쟁이 날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위스키시장은 이로인해 프리미엄위스키가 완전 장악,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57%에서 올 연말에는 70%까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진로는 한동안 원액확보에 따른 어려움으로 월 10만상자에 불과했던 「임페리얼클래식」의 공급량을 지난 6월부터 월 12만여상자로 대폭 확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30만상자 늘어난 1백80만상자를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칼튼힐」도 단계적으로 물량을 늘려 연내 80만상자를 공급할 계획. 조선맥주는 원액숙성연도 15년산인 「딤플」의 원액확보난을 해결키 위해 지난 6월부터 12년산(출고가격 5백㎖ 병당 1만8천3백70원)으로 바꿔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잇다. 조선은 제품전체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연간 판매목표량을 지난해보다 배정도 증가한 1백50만상자로 늘려 잡고 있다. 「조니워커」도 지속적인 판촉활동 강화로 30만상자를 판매키로 했다. 두산씨그램은 안정적인 원액확보에 힘입어 「윈저프리미어」가 지난 4월이후 3개월동안 프리미엄 위스키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의 여세에 힘입어 올해 당초 계획보다 20여만상자가 늘어나고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어난 1백7만상자를 공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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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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