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코란도 스포츠
"디젤차 맞아?… 소음·떨림 거의 없네"한국 지형 맞게 개선한 엔진 장착화물 적재함도 갖춰… 남성미 물씬단순한 실내 인테리어엔 아쉬움SUV시장서 돌풍 일으킬 '강력한 車' 코란도 스포츠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쌍용차의 코란도는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표 SUV 차량이다. 이름부터 '한국은 할 수 있다(Korea Can Do)'의 줄임말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차량이다. 지난 2005년 액티언 등장 이후 잠시 사라졌던 코란도는 작년 2월 코란도C로 부활했고, 최근 코란도스포츠가 나오며 과거 쌍용차 영광을 재현하는 선봉에 섰다.
코란도스포츠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SUV 중 유일하게 화물 적재함을 갖췄다. 북미에서 픽업트럭으로 불리는 이런 형태의 차량은 쌍용차만이 만들고 있다.
3세대 코란도스포츠는 외관부터 확 달라졌다. 평범하진 않다. 코란도C의 DNA를 계승한 외관은 볼륨감이 있으면서도 다부진 모습이다. 후면부 적재함으로 갈수록 올라가는 날렵한 라인은 다이내믹함을 강조했다. 적재함 문을 열면 바닥과 평행이 돼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며 여성도 어렵지 않게 여닫을 수 있는 정도의 무게감이다.
최근 출시되는 SUV가 도심형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세단의 감성을 더하는 것과 달리 코란도스포츠는 SUV의 매력을 잃지 않았다. 차량의 시트 위치는 평균 이상의 높이에 약간은 단단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극히 단순하다. 필요한 기능은 모두 갖췄지만 오히려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느껴진다. 작동 버튼은 운전자 편의에 맞게 스티어링휠 주변에 빼곡하게 배치됐다. 아쉬운 것은 내비게이션의 위치다. 차량 중단에 위치해 주행 중에 시야를 방해한다. 계기판도 단순하다. 실내외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 때까지만 해도 큰 감흥은 없었지만 시동을 걸고 생각이 확 달라졌다. 소음이나 떨림이 거의 없다. '디젤차가 맞나?'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은 한국 지형에 맞게 개선한 한국형 e-XDi200 디젤엔진은 엔진의 진동을 줄이고 엔진커버, 흡차음재 등을 통해 소음까지 완벽하게 잡았다. 새로운 심장은 최고 출력 155마력, 최대 토크 36.7㎏ㆍm으로 중저속에 강점을 발휘한다. 부드러운 가속을 가능케 해 시속 100㎞ 전후까지 힘이 달리거나 소음을 유발하지 않는다. 속도를 더 올리자 엔진음이 커지고 뒷좌석 쪽에서 풍절음도 발생했지만 옆 사람과 대화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힘도 조금 부쳤지만 국내에서 시속 150㎞ 이상을 유지하며 달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성능이다.
서스펜션이 오히려 너무 물러서 거부감이 들 정도라는 점과 높은 시트 포지션과 더해 급한 차선 변경이나 코너를 돌 때 차체가 뜨는 느낌이 다는 것이 내내 아쉬웠다.
시승한 4륜구동 모델은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공인연비가 12.8㎞/ℓ지만 실제로는 리터당 10㎞에 다소 못 미쳤다. 2륜구동 수동변속기의 연비는 15.6㎞/ℓ다.
신형 엔진은 유로5 기준도 만족해 환경부담금도 면제되고, 화물적재함이 있어 자동차세가 연간 2만8,500원에 불과하다. 동급의 차량이 5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고 경제성까지 더한 코란도스포츠의 가격은 2륜구동(CX5) 모델이 2,041만~2,327만원, 4륜구동(CX7) 모델이 2,431만~2,72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