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뢰 검사' 수사 주도권 검찰로

특임, 김모 검사 13일 소환… 이르면 14일 사전구속영장<br>경찰 "송치지휘 전까지 계속 수사"

검찰 출두하는 '수뢰 검사'…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에 마련된 특임검사 조사실로 출두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검찰 간부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특임검사팀이 의혹의 당사자인 김모(51) 부장검사에 대해 이르면 1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임검사팀은 13일 김 검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이르면 14일 김 검사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2시50분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 부장검사는 '혐의를 인정하는가'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를 상대로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씨의 측근 강모(52)씨에게서 2억4,000만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차명계좌를 통해 6억원을 건네받은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재직할 때 유진그룹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임검사팀은 전날에는 유 회장과 유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를 벌였다. 유 회장 등은 조사에서 "유 대표가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준 것일 뿐 그룹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지인의 이름으로 차명계좌를 개설해 유진그룹 관계사에 주식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유진그룹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는지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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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검사가 이날 특임검사팀에 소환됨에 따라 당초 경찰이 시작한 이번 의혹의 수사 주도권은 검찰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전날 특임검사팀 소환에 응한 유 회장 형제는 이날로 예정된 경찰 소환을 거부했다. 유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과 경찰의 이중수사 때문에 경찰에는 출석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서면으로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다른 참고인도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경찰 출석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의 당사자인 김 검사의 경우 특임검사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할 경우 경찰이 김 검사를 직접 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경찰은 먼저 수사에 착수한 만큼 검찰의 송치지휘가 있기 전까지 관련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주어진 권한을 활용해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내사부터 수사까지 모두 경찰에서 이뤄진 사건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든 경찰은 계속 수사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 측의 자금이 김 검사뿐 아니라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도 포착, 조씨 측에서 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공무원 4~5명을 추가로 수사선상에 올려놓았다. 한편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경찰청에 검경 수사협의회를 개최해 관련 상황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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