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정책테마 따라 출렁… 닷컴주 한때 풍미

■ 되돌아 본 코스닥 흥망성쇠<br>2000년대 초 글로벌 유동성에… 국내 IT육성책 맞물려 증시 활황<br>거품 꺼지며 2004년 320P로… 금융위기 직전 반짝… 다시 하락<br>올해도 새정부 정책 기대감 불구… 실적 개선이 증시 개선 밑거름

지난 2005년 11월 25일 코스닥 지수가 700포인트를 돌파하자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전광판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2000년 3월 2,925포인트를 정점으로 2004년 8월 320포인트까지 떨어진 후 상승 반전해 2005년 말 7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후 2007년 800 포인트까지 만회했던 코스닥 지수는 다시 긴 하락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서울경제DB


코스닥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연초 가까스로 500포인트를 넘긴 상태에서 시작했던 코스닥 지수는 중소기업 우대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힌 박근혜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3년 2개월만에 박스권 상단으로 여겨지던 550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4년 동안 박스권에서 답답하게 움직였던 코스닥 지수가 600을 넘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스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과거 코스닥의 화려했던 시절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앞서 코스닥이 잘나가던 시절과 현재를 비교해 향후 코스닥의 움직임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과거 두 번의 활황기를 겪었다. 첫 번째 전성기는 2000년대 초반에 찾아왔다. 당시는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닷컴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게 불어 닥쳤던 시기였다. 그리고 마지막 전성기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이다.

2000년대 초반 코스닥의 상승세는 당시 전 세계적인 증시 활황과 김대중 정부의 정보통신(IT) 산업 육성 정책의 영향이 컸다. 특히 당시는 나스닥ㆍ코스닥 등 각국 기술주 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시기다. 2000년 3월 미국의 나스닥 지수는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자들은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를 중시해 코스닥 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벤처기업으로 몰려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2000년 3월 10일 사상최고치인 2,834.40포인트를 기록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수치다. 심지어 이 때는 2004년 1월 코스닥지수 기준치를 당초 1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로 10배 증가시키기 이전이다.

당시 코스닥의 상승세를 이끌던 종목은 단연 IT주였다. 1999년 8월 IT 대장주였던 새롬기술의 주가는 2,500원대에 불과했으나 6개월만에 1만2,000%나 급등해 3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포털업체인 다음 역시 1999년 11월 11일 상장 당시 주가는 1만1,200원이었으나 그 해 마지막 거래일에는 38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쳐 무려 3,350%나 치솟았다.


하지만 거품은 길게 가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거듭해 2004년 4월에는 320선까지 떨어졌다. 닷컴 열풍이 꺼지기 전 코스닥 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IT 기업들은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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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기 바로 직전이다. 2007년 7월 코스닥 지수는 840선까지 회복했다.

이 때 역시 2004~2007년까지 이어진 전 세계적인 경기 호황의 영향을 받았다. 또 당시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ㆍ자원 개발 테마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컸다.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주들도 한때 엄청난 테마를 이루며 급등했다.

특히 당시 코스닥 랠리를 이끌었던 종목들은 중국 투자와 관련된 기업들이다. 태웅ㆍ평산ㆍ태광 등 조선관련주가 중국 경제성장의 수혜를 받았으며, 화학ㆍ자동차 등 산업주와 소비 관련주들도 잘나갔다.

자원ㆍ에너지 관련 테마주들도 기승을 부렸다. 시스템통합 업체인 헬리아텍은 2006년 11월부터 두 달 반 동안 11.7배나 주가가 뛰었고, 화장품제조업체인 더히트도 2007년 5월 인도네시아 자원 개발 진출 발표 후 보름 동안 50%나 올랐다. 당시 더히트는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수년 동안 자본 잠식 상태였다.

하지만 2008년 9월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코스닥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리만 사태가 터지고 한 달 만에 코스닥 지수는 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전 세계 금융 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졌으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줄어들면서 코스닥 시장은 긴 침체에 빠졌다.

결국 코스닥 시장 상승 요인은 크게 경기 호황에 따른 '유동성'과 '정책테마'두 가지였다. 2000년과 2007년 두 시기 모두 세계 경기 호황으로 증시에 돈이 몰리던 시기였고, 당시 정부의 정책 역시 코스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닥의 상승세도 세계 경기 회복과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 등 당위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꾸준한 모습을 보이려면 전체 시장 참여 기업들의 건전성이 강화되고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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