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경찰서는 9일 전자발찌 송수신기를 버린 뒤 달아났다가 이틀 만에 검거된 박모(39)씨를 서울 동부보호관찰소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범죄로 인해 작년 8월 22일부터 3년간 전자발찌 착용 명령을 받은 박씨는 지난 7일 오전 5시 57분께 광진구 자양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전자발찌 휴대용 송수신 장치가 든 상의를 벗어놓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박씨는 도주 당일 오전 6시 9분께 지하철로 구의역에서 건대입구역으로 간 뒤 광진구 중곡동으로 이동했다. 다음 날인 8일 오전 8시 30분께 안양역 주변 편의점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고 나서 도주 이틀째인 이날 오전 10시께 광진구 군자1동 주민센터에 들러 주민등록등본을 뗀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이어 한 시간여 후인 오전 11시 19분께 광진구 군자동 CGV 인근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뉴스에 나온 성범죄 도주범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있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검거됐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자리를 찾아 돌아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 기간에 박씨의 추가 범행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중랑구 면목동 소재 고시촌에서 지내던 박씨가 지난 2월께 고시원비를 내지 못해 쫓겨났으며 이후 벌금미납으로 구치소에 들어갔다가 지난 1일 출소했다고 공개했다.
박씨는 출소 이후 일정한 주거 없이 PC방, 공원, 공중 화장실 등에서 노숙 생활을 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검거 당시 바지를 거꾸로 입고 있었으며 신발을 한쪽만 신은 채 이틀간 돌아다닌 점으로 미뤄볼 때 일반인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박씨는 검거된 후 취재진에 “이틀간 일자리를 구하려고 교차로 신문이나 사랑방 신문을 보고 다녔다”면서 “수배령 내려진 걸 몰랐고 송수신기를 충전하지 않아 전자발찌가 계속 울리는 상태로 이틀을 지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을 포함한 전과 13범인 박씨는 서울 동부보호관찰소의 관리를 받아왔다.
경찰은 박씨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