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름값 싼 '알뜰 주유소' 나온다

자가폴주유소연합회 창설…공동 기름구매ㆍ브랜드 구축

자가폴 주유소들이 최근 협의회를 구성, 공동으로 기름을 구매하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의 브랜드 폴 주유소 보다 기름값이 싼 ‘알뜰 주유소’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일부 자가폴 주유소들이 지난 1일 ‘자가폴주유소협의회’를 창립했다. 자가폴 주유소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회사 중 어느 한 곳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기름을 구매해 판매하는 주유소다. 협의회 초대 회장은 한국주유소협회장을 역임한 대구 논공공단주유소의 함재덕 사장이 선출됐다. 이들은 석유제품을 단체로 구매해 가격을 낮추는 한편 공동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주유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동 마케팅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4월 정부가 ‘석유시장의 투명성 제고 및 경쟁촉진방안’에서 자가폴 주유소 활성화 방침을 내놓은 만큼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자가폴 주유소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협의회를 설립해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공동구매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자가폴 주유소 연합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선 자가폴 주유소 제품의 품질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신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가폴 주유소 중 12.7%가 유사 석유를 팔다가 적발됐다. 이는 브랜드 폴 주유소 중 적발률이 가장 높은 S-OIL(3.2%)의 4배이며, 가장 낮은 GS칼텍스(1.3%) 보다는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자가폴 주유소를 대상으로 시행중인 ‘석유품질보증프로그램’의 품질인증 비용 지원 금액을 현재 480만원에서 600만원 전액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가폴 주유소들이 전체 주유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이들이 정착하더라도 정부가 기대하는 기름값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재 전국에는 1만3,000여곳의 주유소가 있는데 이중 농협을 제외한 자가폴 주유소는 340여곳으로 2.6%에 불과하다. 다른 한편으로 자가폴 주유소 숫자가 늘어나 시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면 또 하나의 브랜드 폴 주유소가 생기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브랜드 폴 주유소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한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경쟁 관계에 있는 무폴 주유소만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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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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