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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美 2차 양적완화 종료 두달 앞으로… 자금시장 향방싸고 비관·낙관론 팽팽

■ 비관론 "경제 회복세 찬물 작년 급락장 재현"<br>■ 낙관론 "보조바퀴 떼는 격 상승세 유지할 것"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정책(QE2) 종료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월가에서 향후 주식ㆍ채권 등 자산시장 흐름을 놓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FRB가 지난해 11월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을 시작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기고, 달러화 약세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최근 미국 경제가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럽이나 대지진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일본 등 다른 선진국경제에 비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FRB가 오는 6월 2차 양적완화의 기한이 종료되면 추가적인 돈 풀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양적완화 정책은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과 상품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S&P 500지수는 10% 정도 상승했다. 또 원유가격은 28% 올랐고, 금값도 12% 이상 오르며 온스당 1,500달러대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 급락장 재현될 수도"= 비관론자들은 지난해 8월 벤 버냉키 FRB의장이 2차 양적완화 계획을 밝힌 후 미국 주식시장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점을 근거로 만약 양적완화라는 '스테로이드'가 더 이상 없다면 예상치 못한 수준의 급락장이 연출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3월까지 지속됐던 2조달러 규모의 1차 양적완화 정책이 끝난 후 자산 및 상품시장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되새겨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글러스킨 쉐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1차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2010년 4~8월 사이에 ▦S&P 500지수 13%(153포인트) 급락한 점 ▦더블딥에 대한 우려로 미 국채 10년의 수익률 3.84%에서 2.66%로 하락한 점 ▦금값 온스당 1,140달러에서 1,235달로 급등한 것 등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생적인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더불어 미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기업들의 실적도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미 기업들의 실적이 양적완화로 초래된 약달러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는 것이다. 양적완화 종료는 또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비관론의 대표로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빌그로스가 꼽힌다.빌 그로스는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미 채권의 수요처가 사라져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오르게 되고, 이는 미국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토털리콜 펀드에서 미 국채를 전량 매도했다. ◇"보조바퀴 떼는 것일 뿐, 상승기조 유지할 것"= 반면 낙관론자들은 양적완화가 중단되더라도 시장의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고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는 지난해와는 다르고, 양적완화 중단은 오히려 경제가 그만큼 나아졌음을 반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FRB가 양적완화를 중단하더라도 곧바로 금리인상 등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이미 자산시장에서 양적완화 종료를 반영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내놓고 있다. 리차드 스케그스 루미스 세이리스의 자산운용전략가는 "언젠가는 (양적완화라는) 보조바퀴를 떼어야 한다"며 "양적완화 중단은 경제가 그만큼 건실해졌음을 반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빌 오도넬 RBS증권의 국채투자 전략가는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자산시장은 3ㆍ4분기와 4ㆍ4분기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전망에 더욱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2011년 상반기 때보다 성장률이 올라간다면 부양책 약발이 떨어지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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