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가 지속하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한 기업과 개인의 여유 자금이 몰려들면서 대표적인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순자산이 이달에만 18조원이나 급증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MMF의 설정액은 119조5,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들어서만 18조361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작년 말 82조3,678억원과 비교하면 4개월도 안 돼 무려 37조1천527억원(45.1%)이나 불어났다. MMF의 순자산도 120조1,836억원으로 2009년 5월 27일 121조4,798억원 이후 5년여만에 12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MMF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데는 법인 자금 유입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달 MMF 설정액 증가분 18조361억원 중에서 개인 자금은 8,996억원으로 5.0%에 그쳤고, 법인 자금의 순증액이 17조1,364억원으로 95.0%를 차지했다.
업계 일각에선 MMF의 몸집이 커진 것은 넘쳐나는 대기업의 잉여자금 일부가 저금리 상황에서 MMF로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 96개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은 504조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이후 채권 금리가 하락하자 생명보험사와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가들이 일부 자금을 채권에서 빼서 MMF로 돌린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단행 이후 은행 등 다른 투자처에 머물던 법인의 여윳돈이 MMF로 유입돼 투자 대기 자금화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단기 자금이 유입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잔액도 지난 22일 기준 49조1,782억원으로 50조원에 육박했다. CMA 잔고는 연초 46조8,376억원과 비교해 2조3,406억원 늘어났다. /정하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