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버냉키 "2년간 제로금지 유지"] S&P, 美 지방채 무더기 신용 강등

1만1500여개 AAA서 AA+로… 지방정부 자금조달 더 힘들어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 국채에 이어 미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지방채의 신용등급마저 무더기로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재정적자로 신음하고 있는 지방정부들은 연방정부의 지원 축소에다 자금조달난의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는 이날 미국 주 정부와 시(市)가 발행한 채권 등 미국 연방정부와 관계가 있는 1만1,500여개의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강등 대상 채권으로는 텍사스주의 어빙시, 캘리포니아주의 오션사이드시에서 발행한 채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에 따르면 강등당한 채권 규모는 총 2조9,000억달러에 달한다. 미 지방채 등급 강등은 이미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었다. S&P는 지난달 "미 연방정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채무협상 도달에 실패할 경우 지방채 신용등급도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S&P가 한 국가 내의 기관이나 기업의 신용등급은 해당국의 국가신용등급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는 상한원칙을 적용해 지방채의 신용등급을 이른 시일 내에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인력 감축 및 세수 인상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던 지방정부들은 막상 S&P 악재가 현실로 다가오자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S&P 조치로 지방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채권수익률이 급등해 자금조달에 더욱 애를 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주 미 지방정부 전체 채권입찰 규모는 28억달러로 주간 단위로 지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S&P는 일부 주와 지방정부의 경우 기존 'AAA' 등급을 유지한다며 더 이상의 강등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S&P는 "주정부의 재정자립도가 높고 연방정부의 지원금 삭감을 견뎌낼 경우 AAA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S&P가 최고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주는 델라웨어ㆍ플로리다ㆍ조지아ㆍ인디애나 등 14개주다. 하지만 이마저도 바람 앞의 촛불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카고 루프캐피털마켓의 크리스 마이어 전무이사는 "미국 정부가 'AA+' 등급인데 'AAA'를 받는 주정부나 지방정부가 예닐곱개나 될 수는 없다"며 "논리대로라면 향후 더 많은 강등 사태가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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