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훈훈한 성탄] 엄마 직장동료들이 새 생명 줬어요

「산타 할아버지는 가까운 직장 동료였다.」성탄절을 맞아 호텔롯데 직원들이 사경을 헤매는 동료의 아기를 위해 1,000만원이라는 큰돈을 모아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내용은 호텔롯데 소공동 면세점의 수입품 담당 송순옥(宋順玉·30)씨가 지난 10월30일 대혈관전위증(大血管轉位症)에 걸린 둘째 나형이를 출산하면서부터. 폐동맥혈관과 대동맥혈관이 뒤바뀌는 심장병의 일종인데 병원에선 수술을 3회 정도 하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1회당 1,0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와 일주일에 100만원이 드는 입원비. IMF이후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 이 소식은 송씨에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일 수밖에 없었다. 급한대로 370만원짜리 적금을 해약했다. 어렵게 분양받아 중도금을 붓고 있던 아파트를 전매하려 했지만 워낙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그것마저 쉽지 않았다. 송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동료 직원들이 나섰다. 면세점 직원들을 상대로 5,000원씩 모금에 나서자 1~ 2주만에 440만원이 걷혔다. 모두들 『5,000원은 너무 적다』 면서 1만원 이상을 내놓았고 5만원을 낸 사람도 꽤 되었다. 주부 사원들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모금한 돈을 송씨에게 전달한뒤 노조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식당 주변의 게시판을 통해 사정이 회사 전체로 알려지자 호텔 부문에서도 나섰다. 먼저 호텔 여직원들의 친목단체 「동그라미」에서는 지난 5일 일일찻집을 개최, 수익금 100만원을 적립했다. 또 각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월급에서 3,000원씩 공제하는 서명을 받았다. 평소 얼굴도 모르고 지내던 송씨를 위해 273명의 대다수 직원이 참가했는데 금방 386만여원이 걷혔다. 「동그라미」 회장 김혜숙(金惠淑)씨는 『성금을 연말쯤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모두들 재모금이 있으면 또 참여하겠다고 할만큼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온정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면세점 관리과에서는 44만원을 따로 모금했고 지점이 다른 롯데월드 면세점에서도 100만원을 전달해왔다. 이렇게 모인 돈이 모두 970여만원. 조그만 정성들이 모여 이뤄낸 결과였다. 나형이는 지금 인천 길병원에서 수술을 한 뒤 폐렴 휴유증으로 호흡기를 꽂고 있는 상태. 그러나 수술 결과는 좋은 편이라고 한다. 송씨는 『생각지도 않은 큰 선물을 준 회사 직원들에게 무어라 감사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울먹이면서 『나형이가 롯데 직원들 때문에 새생명을 얻었으니 롯데의 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최형욱 기자】 호텔 롯데 여직원 모임인 「동그라미」가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송씨돕기 사랑의 성금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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