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이라크 사태에 관한 서방과 이란의 공조 움직임과 관련 이란 주재 영국대사관의 운영을 재개한다고 17일 밝혔다. 대사관 운영의 재개는 지난 2011년 단절했던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의미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최근 수 개월 동안 분위기가 무르익어 양국이 중대한 관계 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이란과 외교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영국은 2011년 11월 서방의 핵 제재에 항의하는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을 공격하면서 이란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양국은 지난해 이란 핵협상 잠정타결에 따른 후속 조처로 상호 대리대사를 임명하고 영사 업무를 재개하면서 관계 회복을 타진해 왔다.
이날 영국 정부의 발표는 이라크 사태의 해결을 위해 미국 등 서방과 이란이 공동 대응을 추진하는 시점에서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헤이그 장관은 “이란은 불안정한 중동 지역의 중요한 나라이고, 영국 외교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며 “실무적인 준비작업이 끝나는 대로 조속히 대사관 운영을 재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란에 대해서도 “중동 지역 내 분파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핵 협상 타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