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열·가벼운 감기에도 혹시?… 메르스 공포 과도

사람 많은곳 등 외출도 삼가

정부 구체 행동지침도 없어

불안감 확산 막기 역부족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위생만 신경써도 예방 도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급속히 늘면서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가벼운 감기조차 메르스로 의심하는 등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과도한 메르스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행동지침을 내놓기는 커녕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고 안심해달라"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하고 있어 불안감 확산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성북구에 사는 주부 김모(38)씨는 31일 오전 7살배기 딸이 갑자기 열이 나자 인근 소아과 의원부터 찾았다. 평소 같으면 무덤덤하게 넘겼을 사안이었지만, 메르스에 감염된 게 아닌지 걱정이 돼서 병원부터 찾은 것이다. 김씨는 "전날 유치원 체육대회에 참가했다가 비를 약간 맞아서 감기에 걸린 것 같다"며 "메르스 환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는 보도를 보고 불안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집에 있는 해열제를 먹고 열이 내렸지만 다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에 사는 주부 김지수(32)씨 역시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극장에 영화를 보러갈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감염을 염려한 남편이 가능한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말자고 해서 아쉽지만 포기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역이나 결핵보다 전염성이 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메르스지만, 현실에서는 불안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어린이집 등원이나 학교 등교를 앞둔 부모들도 걱정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일산에 사는 주부 안모(38)씨는 "메르스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소식에 당장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야 할 지 고민이 든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불안감은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며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SNS상의 터무니 없는 괴담에 현혹되기 보다는 정부의 관련 부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궁금한 것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정부도 단발적인 대책을 쏟아내기 보다는 보다는 일상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요령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감염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동지역에 다녀온 후 2주내에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메르스 의심증상이 발생된다면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근 보건소에 알려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좋다"며 "아직까지 공기를 통해 메르스가 감염된다는 보고는 없으며 3차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지나치게 불안해 하기보다는 개인위생관리를 좀더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송대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