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위대한 김정은 수령' 등의 메시지가 화면 상단에 붉은 글자로 도배돼 있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통일대통령 김정은장군님 만세. 우리의 요구조건이 실현될 때까지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를 맞이하라'는 메시지도 떴다. 10분 뒤에는 홈페이지 작동이 중단된 채 첫 화면에 '시스템 긴급점검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운영 중단됩니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청와대 직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내부망과 외부망으로 각각 따로 연결돼 이번 해킹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 홈페이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서비스 점검중입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리는 등 인터넷 작동이 중단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박 대통령에게 비공개로 현안보고를 하고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해킹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긴급 시스템 점검을 벌이고 있다"면서 "정확한 진상파악 뒤 관련부처에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일시적으로 스포츠서울과 건설경제ㆍ이투데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고 조선일보 홈페이지에도 접속장애가 나타났으나 해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접속폭주에 따른 일시적 장애로 알려졌다. 매일신문과 대구일보 등 대구지역 신문사 두 곳의 집배신(기사작성 송고) 시스템 접속도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일부 시도당 인터넷 홈페이지도 무더기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16개 시도당 가운데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전역과 부산ㆍ울산ㆍ광주ㆍ강원ㆍ경북 등 8개 시도당이 해킹 당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전10시45분께 사이버 위기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군당국 역시 정보작전방호태세(인포콘)를 평시 단계인 '5'에서 한 단계 높은 준비태세인 '4'로 격상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정부는 합동조사팀을 꾸려 원인조사에 착수했지만 공격주체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실린 문구가 있지만 정확한 공격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와 판단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