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플랫폼이 산업생태계 바꾼다] 다양한 서비스·신사업 창출 통로… '플랫폼 리더십'이 최강 경쟁력

구성원 참여 유도하며 상호 이익 극대화 겨냥

IT서 제조·유통업까지 "생존하려면 변신해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 직원에게 향후 회사 비전을 담은 장문의 메일을 발송했다.

메일에서 그는 MS가 더 이상 '디바이스·서비스 기업'이 아니라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를 위한 생산성과 플랫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MS 역시 스마트워치 출시 준비 등 웨어러블 플랫폼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태다. 운동화의 대표 브랜드인 나이키 역시 이제는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새로운 변신을 해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 플랫폼 회사들의 장악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베이와 아마존 등은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바탕으로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면서 산업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대표 플랫폼 회사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넘어 플랫폼이라는 거대 유통채널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플랫폼은 기차나 지하철 등이 정차하고 이동하는 장소다.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서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정보기술(IT) 산업을 비롯해 제조업·유통업 등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거머쥐고 있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잘 만들면 팔리던 시대에는 마케팅과 디자인·서비스가 중요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어느 누가 가장 뛰어난 플랫폼을 갖고 있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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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민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플랫폼 비즈니스는 해당 업종을 좌지우지하는 시장 선점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따라서 플랫폼 기업으로 서둘러 변신을 꾀할 필요가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 참여자들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은 IT 기업들이 주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조업체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토대로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제조업체는 기존 IT 업체와 협력해 공동으로 플랫폼을 만들거나 독자적으로 제3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수하물 배송 인프라를 플랫폼 삼아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위한 물류관리 대행사업을 발굴해낸 UPS 사례가 그중 하나다.

UPS는 다양한 특수화물·소화물 운송과 배급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헬스케어 기업들에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UPS의 헬스케어 네트워크는 온도감응형 처리, 지리특화형 규제 준수, 모니터링·보안, 주문관리·매출채권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세계 각지에 구축된 운송창고와 IT 서비스들을 기반으로 하는 단일 글로벌 IT 주문관리 플랫폼을 통해 그 과정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기존 인력 인프라와 IT 방범 네트워크를 활용해 손해보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세콤의 사례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존 제조업체들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은 "아날로그 시대는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하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 우선순위라면 디지털 시대에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대세"라며 "이제는 지배하는 게 아니라 조율하면서 플랫폼에 많은 구성원이 참여하도록 해 서로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플랫폼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시장을 선점하는 최고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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