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가동률 100%… "서민트럭, 생계 생각해서라도 빨리 받게 해야죠"

■ 현대차 울산공장 포터 생산라인 가보니

임단협 앞둔 긴장감 오간데 없고 연일 밀려드는 주문에 활기 가득

첨단 시스템 적용해 안전도 '업'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포터'를 생산하는 의장 42부 직원들이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진입하는 명촌 정문에 들어서자 임단협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내수 침체로 생산량이 줄면서 활기찼던 공장 내부의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서민 트럭 '포터'를 생산하는 '의장 42부'만은 달랐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270명의 직원들이 눈코 뜰새 없이 생산에 몰두했다.

현재 포터 생산라인의 가동률은 99.7%, 거의 100%에 가깝다. 국내에서 이처럼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는 곳은 '포터'를 생산하는 '의장 42부'가 유일하다. 재고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공장 가동 시간을 줄이고 있는 다른 자동차 생산 공장들과 상반된 모습이다.

불경기에 유독 잘 팔린다던 '포터'는 실제 구매 후 4개월이 지나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달 9,957대를 팔아치운 포터는 올해 상용차 최초로 10만대 판매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다. 올 상반기 누적 판매에서도 5만1,640대를 기록해 쏘나타(5만314대), 모닝(4만2,638대)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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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생산라인에서 만난 김영석 의장 42부 부장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서민 트럭으로 불리는 포터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난다"면서 "소상공인들에게 포터는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강조했다. 실제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포터를 구매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 부장은 "주로 포터는 길거리에서 과일을 팔거나 떡볶이 등 분식을 판매하는 영세상인들에게 사랑받는 차종"이라며 "1,50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어 부담도 덜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포터Ⅱ'는 4세대 모델이다. 지난 1977년 2월 공모를 통해 '짐꾼(포터)'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공개된 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톤 트럭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는 일본 미쓰비시가 개발한 차종을 2004년부터 독자 개발해 새롭게 탄생한 '포터Ⅱ'를 출시했다.

특히 2015년형 '포터'는 짐을 나르는 용도에 충실하던 트럭에서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던 첨단 시스템을 갖춘 차량으로 거듭났다. 신상선 울산공장 의장 42부 기술그룹장은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인 ABS 기능이 포함된 차체자세제어장치(ESC)와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등 과거 트럭에 적용하지 않았던 안전 사양을 장착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며 "포터를 구매하는 고객들도 점점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어 운전자 입장에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1톤 트럭 최초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를 적용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현재 시간당 26대 생산하던 작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라인에서 하루 동안 생산하는 포터는 430대 정도다. 신 그룹장은 "다른 차종과 달리 포터는 생계가 달린 분들이 구매하는 차종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차량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재 한 달에 네 차례 정도 주말 특근도 진행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포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여 시간당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하나의 방안으로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추세라면 상용차 최초로 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들어 포터가 월평균 8,607대씩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장사에 뛰어든 사람들이 늘면서 10만대 돌파를 눈앞에 뒀었지만 9만5,829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포터는 현대차가 생산하는 다양한 차종이 대내외 환경에 따라 부침을 겪은 것과 달리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차종"이라며 "10만대 돌파를 앞둔 포터는 위기에 빠진 현대차는 물론 팍팍한 살림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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