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태원 회장 2차 공판…팽팽한 법리공방 벌어져

검찰“계열사 돈 사금고화”vs 최 회장 측“정상적인 투자 활동”

그룹 자금을 빼내 개인 투자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 회장 계열사가 투자한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정상적으로 꾸려 운용했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구속)의 재판에서 피고인 측이 동의한 부분에 대한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수사기록을 펼쳐 보이며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서 결성한 포커스 펀드의 설립 계획서, 자금 흐름 관련 문서 등을 제출하며 “베넥스는 SK그룹 계열사의 신성장 동력을 위해 펀드를 결성했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검찰은 SK계열사에서 펀드 결정 계획서가 만들어 지기도 전에 베넥스 쪽으로 넘어간 수백억 원의 자금을 꼽았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을 SK계열사들에서 나온 돈이 베넥스를 거쳐 최 회장의 선물 투자 담당자인 SK 해운 전 고문 김원홍(50)씨에게 흘러갔고 이 돈이 다시 선물옵션 투자금으로 사용된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베넥스에 자금을 넣지 않은 SK홀딩스 관계자가 최 회장의 개인재산을 관리하는 직원과 연락하고 펀드에 대해 확인한 정황도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그러나 변호인은 오히려 베넥스가 꾸린 펀드가 그룹 성장을 위한 시드머니(seed moneyㆍ종잣돈)로 활용됐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펀드의 성격을 오해하고 있다”고 맞선 변호인단은 “조성된 펀드의 성격과 운영방안을 살펴보면 지극히 정상적일 뿐 아니라 베넥스는 중소기업청 등 관련 정부기관에서 투자내역에 대한 감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 나온 최 회장은 1차 공판 때와 달리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최 회장은 입을 꾹 다문채 차분하게 검찰과 변호인간 공방을 지켜봤다. 또한 정만원 부회장과 김신배 부회장 등 SK그룹 계열사 고위임원들도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08년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 18곳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497억원을 동생 최 부회장과 이 회사 김준홍(47·구속) 대표와 공모해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배임)로 불구속 기소됐다.

동생인 최 부회장은 최 회장과 그룹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 외에 추가로 계열사 베넥스의 자금 49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와 비상장사 아이에프글로벌(IFG) 주식 6,500여주를 액면가보다 부풀려 주당 350만원에 베넥스에 매각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