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비타민 음료, 내 몸을 부탁해!

한때 에너지드링크에 밀렸지만 "이왕이면 건강 마시자" 인기 쑥

꿀 첨가·편의성 높인 오로나민C, 판매 100일 만에 매출 30억 달성

데일리C·비타500 등도 대박행렬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롯데칠성음료 ''데일리C 비타민워터''

직장인 최규식(38·가명)씨는 점심 식사를 마치면 동료들과 편의점을 찾는다. 갈증도 해소하고 디저트로 즐길 음료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그가 최근 들어 자주 사서 먹는 음료는 비타민B2·C 등을 함유한 '오로나민C'. 지난해까지 콜라나 커피, 에너지드링크 등 다소 자극적인 음료를 주로 마시다 '비타민B2가 통풍 치료는 물론 춘곤증 극복 등에 좋다'는 의사 얘기에 오로나민C로 바꿨다.

최 씨는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다 보니 올 초 통풍으로 한 달간 고생했다"며 "당시 병원에서 비타민B2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라는 조언을 듣고 나서는 틈틈이 비타민B2를 함유한 음료나 과일을 챙겨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종 비타민을 포함한 음료가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다"며 "비타민 음료 하나로 당장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 좋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에너지드링크와 커피 등에 밀려 한때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비타민 음료가 업계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료 하나도 꼼꼼히 따지고 마시는 소비자가 늘면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하며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각종 프로모션을 펼치고 나섰다. 비타민 음료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4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비타민 음료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7% 늘었다. 비타민 음료는 최근 2년간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등에 밀려 죽을 썼다. 2013년 매출이 3% 넘게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2.5% 급감했다. 그러다 올 들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비타민 음료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는 이유는 음료 한 잔을 마셔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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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몸에 좋은 특정 비타민을 앞세운 신제품들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지난 2월 동아오츠카가 새롭게 선보인 오로나민C다. 출시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 "벌꿀과 탄산수가 들어 있어 맛있고, 몸에도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판매 100일 만에 매출 30억원을 올렸다. 오로나민C는 레몬 11개에 해당하는 비타민 C는 물론 하루 권장량의 171%인 비타민B2 2.4㎎을 담고 있다. 또 비타민B6와 나이신을 각각 6㎎, 12㎎ 함유, 한 병만 마셔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다. 손잡이를 위쪽으로 올려주면 한 번에 분리되는 원터치캡인 '맥시캡'을 적용한 것도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해마다 수요가 늘고 있는 비타민B2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오로나민C 성공의 비결"이라며 "여름철 본격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낯익은 멜로디와 쉬운 가사가 반복되는 후크송을 패러디한 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흔히 '에너지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는 신체 대사에 에너지 생성을 돕는 비타민이다. 체력 회복과 춘곤증 극복, 우울증 증상 완화 등의 효능 덕에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비타민C 등과 달리 차츰 수요가 느는 추세다. 실제로 제약회사 전문 사이트 IMS에 따르면 비타민B의 매출 규모는 해마다 수요가 늘면서 지난 5년간 6.8% 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비타민음료 '데일리C 레몬·자몽워터'도 오로나민C와 더불어 고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제품이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40억원의 매출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25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데일리C 레몬'와 '데일리C 자몽'은 물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비타민 워터로 한 병당 레몬 32개와 자몽 12개 분량의 비타민C 1,000㎎을 담고 있다. 또 피부 보습 기능 소재인 히알루론산도 함유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의 10배에 달하는 비타민C를 담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피부건강이 관심이 큰 20·30대 여성고객을 공략한 점이 주된 판매 증가 요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광동제약 '비타500'도 편의점 비타민 음료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GS25가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매출 비중을 조사한 결과 비타500 100·180㎖는 전체의 45.2%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비타500상자에 3,000만원을 담아 이완구 총리에게 전달했다'는 소문 덕에 유명세를 탔다. 코카콜라의 '글라소 비타민워터' 시리즈도 뛰어난 패키지 디자인과 다양한 영양성분 덕에 인기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타민C에서 다른 비타민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옮겨가는 한편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타민 음료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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