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대표 이창식)은 한국투신 및 대한투신과는 경영정상화의 각도가 다르다. 양 투신처럼 부실이 심각하지만 엄연히 주인이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수술대에 오르는 등 타의에 의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현대투신은 지난 97년 5월 현대그룹호에 동승한 이후 현대그룹 특유의 진취적 문화, 즉 땀흘려 일하는 기업문화에 영향받아 경쟁력있는 기업체질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현대투신이 민영화되기 이전, 즉 국민투신 시절에는 회사 창립부터 14년간 10조764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2년이 갓 넘은 지난 6월말 현대투신의 수탁고는 무려 21조6,620억원이 늘어나 현재 전체 수탁고가 33조301억원에 달하고 있다.
현대투신은 또 지난 98회계연도에 68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한남투신 인수 및 러시아펀드 투자실패에 따른 손실분 1,650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96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투신은 99회계연도 1·4분기에는 3투신중 가장 많은 2,30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현대투신은 이같은 추세라면 회계연도말에는 당초목표 3,6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7,000억~8,000억원의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투신은 특히 고객자산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올해 3월까지 연계차입금 규모를 30% 줄인데 이어, 오는 2000년 3월까지 추가로 26%를 축소할 계획이다.
현대투신의 경영정상화에는 거함 바이코리아(BUY KOREA)가 원군 역활을 하고 있다.「한국을 사세요」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간접투자상품 열기를 이끌어 낸
바이코리아는 발매 100여일만에 9조3,000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로인해 현대투신은 3투신중 가장 먼저 주식형 수탁고 6조원의 벽을 깼다.
현대투신은 현재 투신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101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투신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금융플래너·영업전담 소조직·프라이빗 뱅킹 등 영업망 정비를 통해 고객과의 접촉을 다각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투신은 바이코리아의 폭발적인 판매실적에 힘입어 올해 신탁부문 영업수익만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