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취준생 "정보 부족해 답답" 방 장관 "맞춤형 연수·멘토링 강화"

[해외취업 지원 'K-Move' 현장 목소리 들어보니]

"연내 해외통합정보망 구축 경험 공유 커뮤니티 활성화"

재외공관장에 협조 요청도

방하남(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COEX에서 열린 'K-Move(정부 해외 취업 지원 제도)'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해외 취업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해외 취업을 준비하며 기후나 지형·의식주 같은 현지의 정확한 상황을 얻을 수 없어 답답했습니다."(라경민·해외 플랜트건설 현장관리자 과정 연수생)

"막연한 꿈만 갖고 해외 근무에 나선다면 예상과 다른 현지 사정에 실망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체험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김한준·2013년 멕시코 인력기업 'Lumi People' 취업)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COEX 회의실에서는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해외 취업 준비생, 멘토(지도자) 등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제도 '케이무브(K-Move)'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청년은 도전입니다. 세계는 기회입니다'라는 제목이 달린 이번 행사는 해외 취업 전반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고용부가 마련했다.

취업 자체만으로도 벅찬 구직자들이 외국 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특히 기업과 고용 여건에 대한 정보가 국내 취업과 비교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해외 취업을 경험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보에 대한 목마름을 호소했다.

먼저 지난해 해외 기업을 둘러보고 현지 상황을 살필 기회를 얻은 뒤 실제 취업에 성공한 '글로벌 잡탐방단' 단원들이 해외에서 직접 자신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내와 의견을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물류회사에 다니고 있는 염대호(27)씨는 "오래전부터 중동에 관심이 많아 관련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동아리 활동을 해왔지만 막상 취업 정보 찾기는 쉽지 않았다"며 "지난해 탐방단으로 카타르와 두바이를 방문한 계기로 현지 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수집한 직업정보를 계속 공유해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일본의 주차장 개발업체에 취업한 이주현(26)씨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뒤 일본에 취직하고 싶어졌고 탐방단 활동을 계기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며 "해외 취업과 연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정보 획득이 더 어려운 사회적 약자에게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은 다양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하고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태환(30)씨는 "외국 기업이 한국인을 뽑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기관이나 민간에서 그런 통로를 열어주면 해외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건의했다. 김혜리(24)씨는 "주요 'K-Move' 프로그램이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돼 지방 학생들은 참여가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취업 지원기관 운영자들과 멘토들도 제도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미국 분야 멘토를 맡은 이기혁(34)씨는 "멘티(도움 받는 이)들은 멘토와 전화 한 번 더 해보고 직접 보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데 이런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공간이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취업의 경우 인턴과 계약직 등을 거쳐야 정규직이 되는데 기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현지 숙소를 구하는 데 정부나 민간이 지원해준다면 취업이 더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로사항을 들은 방 장관은 "관계부처가 모여 전담조직(TF)을 구성해 연내 완성을 목표로 해외 통합정보망을 만들고 있다"며 "해외 진출 관련 사이트를 한데 모으고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인이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겠다"며 정보 갈증 해소책을 내놓았다. 그는 또 해외 취업 기회를 실질적으로 늘리기 위한 K-Move 스쿨ㆍ멘토링 확대 방안도 소개했다.

기존의 해외 취업 연수가 대상 기업이 명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인력만 양성했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도입된 K-Move 스쿨은 해외 일자리를 먼저 발굴한 뒤 맞춤형 연수훈련을 통해 취업으로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6개 기관 15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연수가 끝난 한국취업지원센터의 중동지역 건설플랜트과정의 경우 참여인원 24명 모두 취업했다. 고용부는 올해 K-Move 스쿨을 22개 기관 1,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멘토가 해외 취업에 필요한 역량과 생활정보를 온ㆍ오프라인으로 알려주는 멘토스쿨은 지난해 8월 시작돼 멘토 100명이 225명의 청년을 돕고 있으며 올해에는 멘토단을 200명으로 늘리고 참여 청년은 802명까지 대폭 확대한다.

방 장관은 "열정과 능력이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넓은 세계를 무대로 당당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이 세계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청년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날 오전에는 외교부 주최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해 전세계에 나가 있는 124명의 공관장에게 'K-Move' 사업을 소개하고 △비자 등 해외 진출 장애요인 해소 △재외공관 중심의 민관 네트워크 활성화 △해외 취업 담당관 역할 강화 등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