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길어지면…" 무서운 경고
세계석학 크루거 "퍼펙트스톰 휘말릴수 있다" 강조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세계 석학인 앤 크루거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가 퍼펙트스톰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퍼펙트스톰은 미국∙독일∙중국 등 주요 경제 대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경제 위기에 빠지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크루거 교수는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공동 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년도 KSP 공유 세미나'에 참석한 직후 기자와 만나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와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유로존 사태가 해소되지 않고 길게 이어지면 퍼펙트스톰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퍼펙트스톰 용어를 처음 사용한 루비니 교수만큼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진 않지만 유로존 위기의 해소 여부에 따라 그런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28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해서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나왔던 유로존 위기 해결책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조금 늦게, 조금 약하게' 나왔다"면서 "이번에도 그리스나 스페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가 유로존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그는 "독일 국민들은 지난 8년간 실질임금 인상 없이 건전한 재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와 반대로 이른 나이에 연금을 받고 더 많은 사회복지 혜택을 누린 그리스 국민들을 위해 독일 정부가 돈을 퍼주는 것에 찬성하는 국민들이 어디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려 보면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시점이면 유로존 위기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느냐"면서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라는 시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