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중FTA 타결] "중국, 자동차·LCD부문 막판까지 지키려 해… 협상 힘들었다"

■ 安수석·金단장 일문일답

주요 농산품 최대한 양허 제외… 관세철폐해도 큰피해 없을 것

양국 모두 민감한 의료는 빼고 中 통신시장은 크게 열어 실익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페닌슐라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한중 정상회담 경제성과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30개월 동안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마침내 10일 타결됐다. 지난 7일 금요일 협상에서는 양국 실무진이 모두 자리를 박차고 나갈 정도로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번 협상을 진두지휘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실무팀을 이끈 김영무 동아시아FTA추진단장(한중 FTA협상 교체수석대표)으로부터 협상의 의미와 세부내용 등에 대해 들어봤다.


-농산품의 경우 품목 수 기준으로 70%가 개방된다. 수입 증가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있다.

◇김 단장=농산품의 경우 품목 수로 70%, 수입액 기준으로 40%가 관세 철폐된다. 하지만 양허 제외 비율로 봤을 때 거꾸로 말씀드리면 수입액 기준 60%가 양허 제외된다. 관세 대상에서 쌀이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고 전체 농산품의 30%가 양허 대상에서 빠졌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은 거의 대부분 양허 제외로 돼 있기 때문에 관세 철폐를 해도 국내적으로 효과(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수석=농산물의 경우 우리가 어느 때보다 관세 철폐에 따른 폐해를 막았다고 본다.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중국 측도 품목 수 기준보다 수입액 기준으로 높이려고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했고 이 과정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수입액 기준 40%선에서 막은 것은 저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큰 성과라고 본다.

-중국 측 입장에서 시장을 개방하지 않기로 한 부문은 무엇인가.

◇김 단장=이번 협상에서 자동차·액정표시장치(LCD)가 힘든 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자동차는 양국 모두 양허 제외시켰다. LCD의 경우 10년 내 철폐라는 조건으로 했다. 중국은 우리가 초민감 농수산물을 지키려는 것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지키려고 노력을 했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는 중국에서 생산해서 중국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관세 부문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자동차를 상호 개방할 경우 외국산 브랜드의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결국 양허 제외로 했다. LCD 패널도 대부분 중국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금융·통신·의료 등 서비스 분야는 어떠한 실익이 있나.


◇김 단장=서비스시장 개방은 중국이 역대 FTA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다. 금융 부문은 양국 모두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개방 수준이 그렇게 큰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통신시장은 중국이 상당히 크게 열었다. 의료의 경우 우리가 중국에 대해 상당히 민감성이 있고 외국계 의료기관에 대한 우리 민감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의료 부문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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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상을 표현하면서 '실질적인 타결'이라고 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김 단장=실질 타결과 완전 타결은 차이가 있다. 실질 타결은 남아 있는 쟁점이 없다는 것으로 앞으로 협상이 아니라 협의를 하면 된다. 개별 챕터의 일부 문안을 조정하거나 법률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기술적인 협의를 해나간다고 보면 된다. 통상 실질 타결이 되고 나서 3~4개월가량 이 같은 작업을 한다. 반면 완전 타결은 모든 부문이 완전하게 타결이 된 것을 말한다.

-철강·전기전자 분야의 경우에도 우려가 크다.

◇김 단장=우리가 중국 측에 대해 즉시 철폐 또는 10년 내 철폐로 해준 품목을 보면 대부분 석유화학·철강·반도체·전기전자 등이다. 우리가 중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거나 경쟁력 우위 품목들이다. 우리가 상품 분야에서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품목 수 기준 '즉시 관세 철폐'의 경우 우리가 50%, 중국이 20% 수준이다. 우리에게 불리한 것 아닌가.

◇김 단장=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우리가 52%, 중국이 44%이다. 품목은 교역이 거의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한테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협상은 수입액 기준으로 진행해왔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지 못했는데.

◇안 수석=그동안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양측이 굉장히 치열한 협상과정을 거쳤다. 오늘(10일) 오전7시에 양국 장관이 최종적으로 만나 한 시간 동안 확인을 하고 오전8시에 타결을 지었다.

◇김 단장=지난 4주 동안 비공식 협상을 진행했는데 이번주 협상이 고비였다. 6일 밤까지 완전 타결을 못했다. 주말 협상으로 연장해서 이번주 내내 철야 협상을 진행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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