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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혁신과 정부규제가 조화를 이루면 한국에서도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와 같은 세계적 투자은행(IB)도 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교수는 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틀째 열린 '서울포럼 2012' 강연자로 나서 이처럼 문화ㆍ산업 한류에 이어 '금융 한류'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류가 경제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브릭스(BRICs) 국가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투자환경이 조성된 한국경제가 정부의 적절한 규제만 뒷받침된다면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는 유럽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금융시장이 약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다른 금융시장보다 여전히 강력하다"며 "한국은 브릭스와 미국의 중간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도 이날 연사로 나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 "과거보다 선진화되고 있다"며 "투자친화적 조치도 나오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을 흔히) 폐쇄적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많은 해외 투자자금이 투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그래도 한국의 갈 길은 멀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특히 우리 금융당국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파생금융 상품 같은) 특정 분야에서의 규제 부재로 위기가 왔다고 해서 전체 부문을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제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대한민국의 패션ㆍ디자인 강국 도약을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도 잇따랐다. 올리비에로 토스카니스튜디오의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대표는 포럼 강연에서 "창의성은 돈과는 무관하며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다"며 "유럽 스타일을 모방하지 말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으라"고 충고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를 보면 창의력과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 성공했다"며 "미래는 유럽의 것도, 미국의 것도 아닌 여러분(한국인)의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