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 주주들, CEO 거액 연봉 불만 커진다

"성과 없는데 연봉만 높아"

버버리 CEO 임금안 부결

연봉상한제 도입 목소리도

영국에서도 주주들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거액연봉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명품업체 버버리 주주들이 CEO에 대한 임금안을 부결시켰고 기업 고위경영진의 연봉을 법으로 제한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버버리 주주들은 지난 11일 열린 회사 연례 주주총회에서 크리스토퍼 베일리 CEO에게 2,000만파운드(약 348억원)를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안을 부결시켰다. 주주들은 지난해 10월 내정된 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베일리 CEO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을 주는 데 불만을 보여왔으며 결국 주주총회에서 행사된 의결권의 53%가 베일리 CEO의 임금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부결은 CEO들의 고액임금에 비교적 관대했던 영국 주주들의 기업 경영진에 대한 우려를 보여준다고 FT는 분석했다. 버버리의 10대 주주 중 한 명은 "이번 사건은 버버리만을 향한 경고가 아니라 CEO에 과도한 연봉을 주는 다른 회사들을 향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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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FTSE100지수에 포함된 바클레이스·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기업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고위경영진의 고액연봉 지급이 무산된 바 있다.

영국 시민단체는 경영진 연봉을 법제화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의 경영진 연봉 추적단체인 하이페이센터(High Pay Centre)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영국 국민의 78%가 고위경영진의 임금을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 연봉에 연동해 상한선을 설정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 조사 결과 1990년대 말 이후 기업 고위경영자들의 임금이 18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60배 수준인 영국 평균 근로자 임금 상승률보다 3배나 높다.

하이페이센터는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임원진의 임금인상률은 기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특히 확대되는 소득 불균형이 정치와 경제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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