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 이어 롯데도… 들썩이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 수혜 좀 볼까

다른 그룹들도 변화 기대

지분정리·주주가치 제고 등 기업이슈 주목 투자자 늘어

운용사 관련상품 잇단 출시 "장기적으로 접근 바람직"




지난 4월 22일 삼성화재가 삼성전기·제일기획·삼성정밀화학 주식을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이슈로 떠오른 이래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주에는 롯데그룹이 지분정리에 나서면서 대기업의 2세 상속과정에서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 대기업들의 지분구조가 여전히 복잡하고 상속 이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주를 발굴해 투자하는 기업지배구조 펀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올 4월부터 5월까지 삼성그룹의 지분정리 작업이 이어지면서 6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모형 지배구조 펀드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5일 신한BNP파리바운용이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자[주식]'을 내놓은 것을 신호탄으로 총 4개의 공모형 지배구조 펀드가 신규 출시됐다. 지난달 말에는 'IBK삼성그룹지배구조목표전환[주식]'이 출시됐고 이달에는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권혼합]'이 선을 보였다. 이달 8일에는 신한BNP파리바운용이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자[주식]'이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하자 채권혼합형 상품을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기존 공모 지배구조 펀드는 HDC운용의 'HDC좋은지배구조' 시리즈가 유일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HDC좋은지배구조 1[주식]Class A'의 최근 1년 수익률(이달 24일 기준)은 9.43%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7.26%)을 2%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설정후 수익률은 80.6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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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후 공모시장에 지배구조 펀드 출시가 뜸했지만 올해 삼성그룹이 상속 작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하면서 펀드 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투자자들도 국내 대기업들의 오너 일가가 본격적인 상속 과정에 접어들고 사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지배구조 펀드에 자금을 넣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출시된 지배구조 펀드인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자[주식](종류A1)'는 출시 50여일 만에 356억원을 끌어모았다. 'IBK삼성그룹지배구조목표전환 [주식]A'과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채혼](종류C1)'에는 각각 20억원, 10억원이 들어왔다.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 Class A'는 공모주 열풍 효과까지 더해지며 출시 열흘만에 70억원을 끌어모았다.

지배구조 펀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운용사들의 경쟁은 사모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5월 중순까지는 2011년 12월 출시된 '알리안츠지배구조개선사모 1[주식]'가 유일했지만 지난 5월과 6월에 신한BNP파리바운용, IBK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유진자산운용 등이 사모형 펀드를 내놓으면서 현재 상품이 10개까지 늘었다. 이들 펀드에는 연초 후 917억원이 몰렸다. 특히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사모 2[주혼]'는 이달에만 벌써 400억원을 끌어모으며 신한BNP파리바운용은 공모시장 뿐만 아니라 사모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이 자유로운 점이 인기몰이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공모펀드는 10%룰에 따라 한 종목에 펀드 순자산의 10% 이상 투자할 수 없는 반면 사모펀드는 특정종목에 제한없이 투자할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 수혜주가 제한적인데다 장기적으로 발굴해야 하는 종목인 만큼 사모펀드로 운용시 장점을 가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뚜렷한 투자 상품을 고르기 어려운 가운데 정책이나 기업 이벤트들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기업지배구조 펀드가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IBK삼성그룹지배구조목표전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강수아 IBK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과장은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최근 롯데그룹까지 지배구조 변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다른 대기업들의 변화도 기대되면서 이벤트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과장은 이어 "법적으로 지주사 관련 신규출자가 금지되는 등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법 개정도 이뤄지면서 기업지배구조 펀드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개편 이슈가 잘 드러나지 않는데다 오랜 기간에 걸쳐 논의되는 중요한 내부 이슈이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 과장은 "기업 분할, 주주가치 제고, 사업 부문의 효율성 제고 등의 정책이 지배구조 개편의 작은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기업 이벤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오너 상속을 위해 선진국형 지주사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개편 이행 시점을 예측하기란 힘들다"며 "기업 이슈에 주목하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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