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최고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국제신용평가사 두 곳에서 한꺼번에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무디스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 미국이 트리플에이(Aaa)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날로 악화돼 가는 부채비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디스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세라 칼슨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는 것을 상쇄하려는 조치가 없다면 향후 2년에 걸쳐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경우 현재 부채 상환능력을 포함해 트리플에이를 받을만한 채무지표를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국가가 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앞으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보조금 지급 등에서 발생하는 재정비용 증가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춰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이날 최고 신용등급 국가들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최근 악화되는 재정상황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두 신용평가기관 모두에서 최고신용등급을 받고 있으며 향후 등급변화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S&P프랑스 법인의 캐럴 시루 대표는 “시장에서는 미국이 재정적자를 메워줄 수 있는 달러화를 발행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상황은 변할 수 있으며 앞으로 평가전망을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가 회복돼도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영원히 트리플에이를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