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7승 길목에서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를 만났다.
류현진은 7일 오전9시40분(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부상 복귀 후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류현진은 쿠어스필드 등판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높은 곳. 해발 1,61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타구가 공기 저항을 확연히 덜 받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 구장에서 타구의 비거리는 타 구장 평균보다 11.2m나 길다. 다른 구장이라면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도 홈런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 대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다저스)도 쿠어스필드 통산 성적은 13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5.24로 좋지 못하다.
콜로라도는 6일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7대12 콜로라도 패)에서 홈런을 3개나 때렸다. 든든한 '홈 구장 효과'를 업은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 팀 홈런 1위(75개), 팀 타율 1위(0.284), 팀 장타율 1위(0.465)를 자랑한다. 타율과 장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콜로라도는 28승3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처져 있지만 홈에서는 16승10패의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홈에서 팀 타율(0.338)이 원정 팀 타율(0.239)보다 거의 1할이나 높다. 내셔널리그 개인 타율 1위(0.358), 홈런 2위(16개), 타점 공동 3위(41점)에 올라 있는 3번 타자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최대 경계대상이다.
쿠어스필드가 '타자 친화 구장'이라면 다저스도 화력으로 맞불을 놓을 만하지만 다저스의 현 상황을 보면 쿠어스필드라 해도 어려워 보인다. 서부지구 2위(31승30패) 다저스는 선두 샌프란시스코(39승21패)와의 거리가 8.5경기나 벌어져 있다. 최근 8경기 성적은 2승6패. 5일까지 2경기 연속 1득점에 그치는 등 물먹은 방망이가 가장 큰 원인이다.
급기야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모두가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의 다저스는 진정한 팀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타자들을 간접적으로 나무랐다. 류현진도 타자들의 도움을 바라기보다는 자신의 공에만 신경 쓰는 편이 낫다. 시즌 성적 6승2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 중인 류현진은 원정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0.56으로 '언터처블'이다. 투수들의 무덤에서도 류현진은 '원정괴물'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