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약값 인하 방침으로 '연구개발(R&D)' 전문 제약업체가 업종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 의약품을 개발하며 해외 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 등이 내년에도 강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의약품업종지수는 지난 12일 3.14달러나 오른 3,721.08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의 상승폭은 전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었다. 이로써 의약품업종지수는 10일 이후 사흘 동안 7.5%나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코스피지수가 소폭 하락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제약주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은 정부의 신약 지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신약개발 R&D에 투자하는 제약업체는 앞으로 채권담보부증권(CBO) 발행이 허용돼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고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은행 대출시 수수료 인하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또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경우 정부가 투자펀드를 통해 제3자 배정방식으로 기업 발생 주식을 인수해 자금 지원에 나서고 설비투자 자금 등 융자사업에 대해 금리 차이도 보전해줄 방침이다. 정부의 신약개발 업체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특히 한미약품ㆍLG생명과학 등 신약 개발능력을 보유한 일부 업체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중심으로 급속히 부각하고 있다.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과 더불어 고혈압복합제 등을 개발하는 등 신약개발능력이 뛰어난 한미약품은 11일 소폭 상승한 데 이어 12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6.63%(5,500원) 오른 8만8,400원까지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타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특히 지난해 국내에서 아모잘탄 판매로 연간 465억원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신약으로 올해 이에 맞먹는 신규 매출을 노리고 있어 정부 지원의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하반기 당뇨병 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LG생명과학도 이날 3% 이상 뛰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동아제약 역시 다국적 제약사와 슈퍼박테리아항생제에 대한 이머징마켓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신약개발과 판매 전략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SK케미칼은 2008년 독자 개발한 항암제가 유럽정부의 의약품 허가 승인을 받는 등 효력을 인정 받았다는 점이 부각되며 이틀 연속 오르는 등 강세 행진을 보이고 있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정책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며 신약 개발에 역량을 강화한 업체들이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며 "한미약품ㆍLG생명과학 등은 현재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특허 만료 1년이 지난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15% 이상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신약개발 능력이 떨어지고 제네릭 의약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일부 제약사의 경우 구조조정 위기를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