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만호특집/첨단금융상품] 은행- 타상품 장점접목 틀깬다

국내 은행권이 내놓는 상품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상품은 일정기간 맡은 돈을 안전하게 운용해서 약간의이자를 보태 주는데 그치는 실정이다.그러나 금융기관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획기적인」 상품 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존의 전형적인 은행 상품만으로는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 이미 수많은 고객들이 뮤추얼펀드나 수익증권의 수익성에 이끌려 은행권을 떠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몇몇 은행들을 중심으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첨단 상품들이 하나 둘 선보이기 시작했다. 증권시장 위주로 재편성되는 금융시장에서 설 땅을 지키기 위한 은행권의 첨단상품 개발은 앞으로 한층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은행」의 틀을 깨라= 상품 개혁에 나선 은행권이 가장 먼저 관심을 둔 부분은 다른 금융기관 상품의 장점을 은행권에 접목시키는 것. 최근들어 은행권에서 유일하다시피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단위형금전신탁이 대표격이다. 단위형금전신탁은 말하자면 은행이 판매·운용하는 수익증권. 잘못하면 원금까지 날릴 수도 있지만, 잘만 운용되면 7~8%대 금리를 받는 것이 고작인 여타 은행상품과는 비교도 안되는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어느정도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 주식편입비율은 최대 30%로 제한돼 있다. 은행들은 단위형금전신탁이 가입후 1년까지는 중도환매를 할 수 없는 등 가입기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증권사나 투신사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이를 만회하기 위한 부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신탁평가액의 50~90%까지 담보대출해주는가 하면, 국민은행의 경우 500만원 이상 가입고객은 최고 1억원 한도에서 대중교통 상해보험에 무료가입시켜준다. 지난해부터 확산되고 있는 「방카슈랑스형」상품도 마찬가지. 은행 예금상품에 보험을 연계, 가입고객에게 보험 무료가입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영역파괴형」상품의 시초다. 국민은행의 「암보험부금」은 부금 가입기간동안 불입금에 따라 500만~2,000만원 한도에서 암보험 무료가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한빛은행 「넘버원서비스통장」에 500만원 이상 가입한 고객은 최고 1,000만원까지 암·휴일교통 보험에 무료가입되며, 신한의 「신장기주택마련저축」 가입고객도 주택화재보험에 무료가입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네티즌을 잡아라=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인터넷 뱅킹의 막이 오른다. 한빛 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 평화 광주 농협 등 9개 은행이 7월부터 인터넷 가상은행을 가동시킬 예정. 사이버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앞으로 은행의 최대과제가 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네티즌 공략에 앞서 일부 은행들은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이버공간과 연계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모두 기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출시된 상품들. 한빛은행은 지난 4월8일부터 은행권 최초의 「인터넷 통장」을 개발·시판하고 있다. 삼성물산 인터넷쇼핑몰과 제휴된 「인터넷 통장」은 사이버쇼핑의 편익 외에도 직장인 고객에게 1,000만원까지 즉시 신용대출을 실시하고 사이버 PB(PRIVATE BANK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서비스를 내걸고 있다. 국민은행도 삼성전자, 데이콤(천리안)과 제휴를 맺고 네티즌을 겨냥한 「국민사이버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전자·정보통신 분야의 상호 제휴를 통해 예금이나 대출은 물론 PC 구입과 PC통신 가입안내까지 은행 창구에서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원스톱 뱅킹(ONE-STOP BANKING)형 상품. 통장 가입고객이 지정된 PC를 구입할 경우 200만원까지 무보증 대출을 내주고, 이 통장으로 천리안 이용료를 자동납부하면 천리안 가입비와 1개월 기본사용료를 면제하고 월 사용료도 5%씩 깎아주는 등 네티즌을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안정성」을 팔아라= 은행에 남아있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안정성. 몇몇 은행들은 「위험관리」를 내건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갑작스런 환율 하락에 대비한 외환은행의 「환율안심 외화 정기예금」. 일반 외화정기예금처럼 예금이 만기되면 원리금을 지급일 환율로 지급하지만, 환율이 하락할 경우 고객의 환차손을 보상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만기 직전일 환율이 돈을 예치했을 때보다 달러당 25원 이상 떨어지면 예치금 1달러당 15원을 환차보상금으로 지급해준다는 것. 금리는 외화정기예금보다 연 4%정도 낮은 1.7% 수준이지만, 만기때 환율이 25원 이상 떨어질 경우엔 일반 외화정기예금보다 예치금 10만달러당 100만원 정도이익을 얻을 수 있다. 환율 하락시 이익을 보는 선물환거래의 장점을 도입한 셈. 대신 환율이 오르거나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일반 외화정기예금보다 10만달러당 40만원정도 덜 받게 된다. 주로 자체 위험관리능력이 부족한 중소 수출업체를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5,000달러 이상 예치할 수만 있다면 개인도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외화를 낮은 환율로 사서 예치했다가 환율이 올랐을 때 자금을 송금할 수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은행측은 설명한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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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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