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예산·법안처리 끝나자마자 의원들 외유러시

법사·외통·안행위 등 동남아·라스베이거스 방문

정책연구·외유 경계 모호 … 비용·내용 공개해야


국회에서 예산안과 법안 처리가 끝나자 의원들이 쉬쉬하며 '외유러시'에 나서고 있다. '해외 정책연구'와 '외유성 나들이'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순방 일정과 비용·연구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세금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관광일정을 줄이고 상임위 업무에 부합하는 일정을 많이 담았다고는 하지만 깜깜이식 해외순방은 여전히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의원들은 여야가 9월 정기국회와 12월 임시국회에서 예산과 법안, 국가기관 대선개입 등 현안을 놓고 충돌했을 때도 암암리에 외유를 다녀온 데 이어 1월 새해 벽두부터 각 상임위별로 대거 외유에 나서고 있다.


우선 법제사법위에서 박영선 위원장(민주)과 권성동·김도읍 새누리당 의원, 박범계 민주당 의원,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미얀마와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이다. 이들은 양국 법무부 장관과의 면담과 이슬람 법문화 탐방 기회도 갖기로 했으나 외유성으로 흐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홍준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은 일부 기획재정위원·복지위원과 함께 10∼22일 베트남·미얀마·라오스·네팔 등을 방문한다. 동남아에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현장을 점검한다는 것이지만 휴식 목적도 같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는 다음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2014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여야 의원 4∼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물론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서부 관광 일정도 포함된다.

관련기사



안전행정위도 조만간 3박4일 일정으로 동남아를 방문하기로 했다.

물론 직무 관련성을 좀 더 고려한 외유일정도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최규성 위원장(민주)과 김우남 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라오스를 시찰 중이다. 의원들은 양국의 농림부처 장관을 면담하고 농촌진흥청이 현지에 세운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방문한다.

정무위는 김재경·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강기정·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5일부터 12일까지 영국·벨기에·프랑스에서 현지 금융감독기구를 방문한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소비자보호원 설치 등의 현안을 탐구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황진하·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김춘진 민주당 의원과 함께 8∼12일 미국 워싱턴·뉴욕을 방문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 외교협회(CFR), 한미경제연구소(KEI), 브루킹스연구소 등 미국 싱크탱크 한반도 전문가들과 면담한다. '국가정보원 개혁법 처리 제 2라운드'를 앞두고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들도 선진 정보기관 실태 파악을 위해 이달 중 미국 또는 이스라엘 등으로 떠난다. 정보위에서도 김현 민주당 의원이 4박5일 일정으로 이스라엘로 가는 등 의원들의 해외 출장이 잡혀 있다.

반면 예결위는 이군현 위원장과 김광림 새누리, 최재천 민주당 간사가 "외유를 가지 않겠다"고 선언해 1억원 안팎의 해외출장 예산을 불용처리하기로 했다. 철도파업 소위가 꾸려진 국토교통위, 기초연금 문제를 다뤄야 하는 복지위, 의료민영화 등 현안이 있는 환경노동위 등도 해외시찰을 자제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의원외교 성격이 있는 만큼 무조건 외유나 세금낭비로만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쉬쉬하며 외유성으로 다녀와 예산이 낭비되고 지방의회에서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