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화산업 웰터급을 키우자] 창조경제도 꽃피운다

생산유발·고용창출 효과 무궁무진<br>민관 손잡고 성장동력으로 육성을

1997년 영국의 한 여류 무명작가가 아동용 장르소설을 출간했다. 초판 500부로 시작된 이 책은 이후 67개 언어로 번역되며 4억5,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영화ㆍ게임ㆍ음악ㆍ광고ㆍ인터넷ㆍ캐릭터ㆍ패션ㆍ교육ㆍ관광ㆍ스포츠 등 문화와 서비스 산업, 그리고 제조업까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 산업 영역에서 우리 돈 300조원 이상의 막대한 매출을 올렸으며 영국 경제 기여도는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해리포터가 아니었으면 영국이 제2의 외환위기를 맞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상상력을 모태로 탄생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은 그 자체로 엄청난 경제적 부를 창출할 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생산 유발 효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 고용 창출 효과를 낸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문화상품 수출이 100달러 늘어날 때 관련된 소비재 수출은 4배가 넘는 412달러나 증가한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주력 수출품목인 휴대폰 등 관련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은 평균 395달러씩 늘어난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고용 유발 효과 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산업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부가가치 10억원당 18명의 고용이 발생하는데 이는 제조업의 고용 유발 효과인 9.6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PwC의 집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세계 문화 콘텐츠시장 규모는 2조달러로 매년 7%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도 커가고 있다. 2008~2011년 4년 동안 연평균 매출액은 9.2%, 수출액은 22.5%, 종사자 수는 3.3% 증가했다. 2012년 콘텐트 산업 매출액은 약 89조원, 수출액은 48억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6.9%, 11.6%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액 97조원, 수출액 52억달러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콘텐츠 산업의 총 매출액을 2017년 120조원으로, 수출액은 1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문화 콘텐츠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콘텐츠를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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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화 콘텐츠 산업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해리포터가 중독성 있는 뛰어난 작품과 천재적인 비즈니스 전략이 빚은 성공작이라는 평가처럼 뛰어난 콘텐츠와 시장의 흐름을 꿰뚫는 전략이 만날 때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창조경제'라는 화두는 단순히 경제의 패러다임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이 중심이 됐던 1차원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동물적 감각과 전략적인 사고, 대중의 감성을 파고드는 마케팅이 절묘하게 융합될 때 비로소 창조경제는 꽃을 피울 것이다.

김용진 서강대 글로벌서비스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제조업이 중심이 된 산업화 시대였다면 이제는 문화가 미래 성장동력이 되는 문화경제 시대"라며 "창조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문화는 산업의 한 부분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상징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것인 만큼 문화의 코드로 다른 산업에 접근하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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