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북 수용 가능성 낮지만 마냥 거부도 어려워

■ 대화제의 받아들일까<br>중대조치 언급 압박에… 쉽게 응할지는 미지수<br>미국·중국 등도 대화 종용… 전향적 대처 가능성도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공식 제의함에 따라 북측의 수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대화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중국과 미국 등이 북한에 대화를 종용하고 있어 마냥 거절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5일 북한에 실무회담을 제의하며 다음날 오전까지 응하지 않을 경우 중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북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정부는 중대 조치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개성공단 철수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우리의 공식적인 회담 제의를 거부한다면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뒤이어 “우리의 공식회담 제의를 통해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내일 오전까지 시한을 정한 것은 현재의 여러 식자재 상황을 포함해 마냥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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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이 이처럼 강한 대화 제의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쉽사리 수용할지는 의문이다. 북측이 ‘존엄성’의 중요성을 꾸준히 내세우는 가운데 대화제의를 수용할 경우 자칫 남측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 측이 한층 강경한 어조로 대화 제안을 했기 때문에 북측이 고민을 하기는 하겠지만 이에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중대 조치를 이야기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측이 대화의 진정성에 의문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 또한 “대화 제의는 잘한 것이지만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에 제의한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미연합 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14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대화제의를 거부하며 “북침핵전쟁 연습과 동족대결 모략책동에 매달려온 자들이 사죄나 책임에 대한 말 한마디 없이 대화를 운운한 것은 너무도 철면피한 행위”라고 밝히는 등 독수리 연습이 끝나기 전까지는 대화에 나설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과거 한미합동군사연습 실시를 이유로 6자 회담을 연기한 사례 또한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 한다. 다만 최근 대화를 강조하는 한반도 주변 움직임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 외교장관 간 핫라인을 개설, 북한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조하기로 하며 북측을 압박했다. 왕 부장은 6자 회담을 재개해 한반도 상황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히는 등 중국도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 또한 12일 우리나라를 방문해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말하는 등 북한이 우리측 대화 제의를 계속해서 거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 출석해 “대화 제의를 했으니 (북한이) 응하길 기대한다”며 희망적 관측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인민군 창건일 81주년을 맞아 김씨 3대의 업적을 부각하며 분위기 고조에 나섰다. 북측은 다만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열병식은 열지 않아 비교적 차분히 인민군 창건일을 보냈다는 평가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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