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11년 5월(114.83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 4월 85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5개월 만에 29% 가량 상승한 것이다.
원유 가격이 급등한 것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시리아에 무장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져 중동지역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박부건 NH농협선물 해외영업부 과장은 "원유는 이집트 사태와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매수세가 급증해 올랐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원유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크게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A)'의 3개월 수익률은 16.22%를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역시 16.44%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이 -3.0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가 아주 좋았던 것이다.
최근 원유펀드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펀드보다는 DLS를 통한 투자가 바람직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에 대한 우려로 유가의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지만 배럴당 130달러 이상 상승하긴 힘들 것"이라며 "유가가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려운 만큼 DLS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LS는 원유ㆍ금ㆍ금리 등 실물과 금융지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보장해 준다. 유가관련 DLS는 기초자산이 대부분 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로 구성돼 있다. 유가가 급등할 경우에는 유가펀드보다 수익률이 저조하지만 유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는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KDB대우증권 등 주요증권사에서 최근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으며 연 10% 안팎의 수익률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