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 안에서 안경만 써도 친구들끼리 현실에서 만난 것처럼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다면 어떨까. 또 내가 몸을 움직이는 대로 똑같은 동작을 취하는 로봇이 있거나 손을 대지 않고도 글씨를 쓸 수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국내 연구진이 오큘러스·소니 등 외국 제품보다 가상현실을 한층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안경식 디스플레이(HMD)와 피부 근전도 센서(sEMG) 제품을 개발했다. 게임·헬스·재활·사무용 기기 등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 신규 가상현실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범재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장은 16일 안경식 디스플레이와 근육의 신호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운동 의도를 실시간 예측하는 피부 근전도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안경식 디스플레이는 머리에 벨트를 둘러 고정하는 형식인 오큘러스·소니 등 기존 장치보다 사용 편이성을 크게 높였다. 400~450g에 달하던 무게를 60g으로 줄였고, 35만~40만원하던 가격도 15만~20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안경식 디스플레이에 피부 근전도 센서가 부가적으로 연결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피부 근전도 센서를 밴드 형태로 팔뚝에 착용하면 손과 손가락의 운동 패턴을 미리 인식할 수 있고, 팔의 이동량도 측정할 수 있다. 가상현실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체험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제품이 헬스·게임 등 관련 시장에 본격 응용될 경우 신흥 시장으로 분류되는 가상현실 시장에서 한국이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단은 올해 창업을 통해 해당 제품 양산한다는 계획이어서 하반기쯤 첫 제품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제품은 오는 7월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개최되는 '테크 페어(Tech Fair) 2015'에서 볼 수 있다.
유 단장은 "현실·가상·원격 공간을 하나로 결합한 '실감교류 인체감응 확장공간'을 구축하겠다"며 "다양한 감각을 양방향으로 전달할 수 있는 착용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장치들을 사용해 원격 사용자들이 한곳에 모인 것처럼 소통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