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승기] 캐딜락 ATS

살아있는 각… 힘·민첩성… 반할 만하네


캐딜락 ATS는 지난해 첫 공개가 될 때부터 라이벌로 BMW 3시리즈를 거론했다. 개발단계부터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최강자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침체를 겪은 GM코리아도 ATS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도약을 노릴 만큼 기대가 크다.

최근 출시된 ATS를 서울 논현동에서 용인 에버랜드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느껴봤다. 외관은 캐딜락의 DNA를 고스란히 옮겨놓고 차체 크기를 조금 줄인 모습이다. 선을 강조해 강인하고 인상적인 캐딜락 특유의 디자인은 멀리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앞, 뒤, 옆 어디를 둘러봐도 각이 살아있다. 워낙 남성적인 면이 강조돼 여성 운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ATS의 겉 모습을 살펴보다가 타이어 규격을 확인하고는 차량의 성격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시승한 프리미엄 모델에는 앞 225/40/18, 뒤 255/35/18 사이즈의 타이어가 장착됐는데, 동급에선 찾아보기 힘든 초광폭 타이어다. 달리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조작 버튼의 위치가 중앙에 집중됐고 어지럽지 않게 배치돼 있다. 8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은 압력을 가해 누르지 않고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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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포지션은 다소 낮은 편이다. 최하 트림인 럭셔리를 제외하면 패들 시프트가 장착돼 민첩하게 변속하며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ATS가 그토록 자랑하는 퍼포먼스를 시험하기 위해 주행을 시작했다. 최고 272마력을 내는 2.0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은 동급의 가솔린 경쟁 모델인 BMW 320i와 벤츠 C클래스(이상 184마력), 아우디 A4(211마력)와 비교해 월등히 앞선다. 최대 토크도 36.0kgㆍm이나 돼 힘이 좋은 디젤엔진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이 엔진과 6단 변속기의 조합은 운전자가 변속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여봤다. 미국차하면 차가 무겁다는 인식이 강한데, ATS는 그것과는 다른 묵직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BMW 3시리즈처럼 날렵하게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정감 있으면서도 힘있게, 내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면서 질주한다.

ATS는 디젤차에서 느낄 수 없는 정숙함도 제공한다. 시속 100km를 넘어도 저속에서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조용해 옆 사람과 편안한 대화가 가능했다. 에버랜드 주변의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코너링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롤링을 억제하면서도 튐 현상을 잘 막아주는데,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초당 1,000번 노면 상태를 파악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해주는 덕분이다.

성능 점검에 집중하면서도 연비(복합 11.6km/ℓ)는 리터당 10km 이상을 유지했다. 공기의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의 셔터가 열고 닫히며 공기의 흐름을 돕고 엔진을 냉각시키는 장치가 한 몫 해서라고 한다.

시승을 마치고 'ATS가 BMW 3시리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봤고,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주행성능 면에서는 우월했다. 그렇다고 단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뒷좌석이 상대적으로 좁아 성인 남성이 탔을 때 무릎이나 머리 윗 공간이 부족하고, 5명이 타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따른다. 경쟁차들이 실내 공간을 넓혀 사실상 패밀리 세단화되는 추세에 비켜간 셈이다. 가장 약점인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뛰어 넘어 소비자들에게 접근할지도 궁금하다. ATS는 후륜구동인 럭셔리와 프리미엄이 각각 4,750만원과 5,200만원, 상시 4륜구동(AWD) 모델이 5,550만원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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