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시장, 미국서 정치권에 직격탄

"세월호 갈등 조정 못한채 분열 심해져 유감"

본격 정치행보 분석도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외교협회 초청 좌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이 미국 워싱턴 유력인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국내 정치가 오히려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며 정치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박 시장이 꼬일 대로 꼬인 채 진전이 없는 세월호 정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외교협회 초청 좌담회에서 "현재 한국은 세월호 유가족을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분열이 굉장히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저는 그것이 정치권의 분열 때문에 가속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좌담회의 한 참석자가 뉴욕타임스에 실린 세월호 광고를 언급하며 "(세월호 사고와 관련)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 또 (이를 계기로) 부패한 관습을 철폐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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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진상조사와 피해자 보상, 가해자 처벌 등과 같은 기본적인 사고 수습 원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정한 정치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의견이 드러나게 하고 이를 통합, 조정해서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국이 이런 것을 못해내는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갈등 정국을 통합하고 조정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평소 순화된 단어를 쓰면서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으로 유명한 박 시장이 '유감'과 같은 단어를 동원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낯선 모습이다. 특히 서울시정을 이끄는 행정가의 면모를 중시하고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해온 박 시장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이자 박 시장이 참다 못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외교협회 좌담회 연설에서는 "한국에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허락이 없으면 북한과 그 어떤 교류도 할 수 없다"며 "독일의 통일에 지방정부와 NGO 단체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것을 생각할 때 지방정부가 대북 교류협력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법령이 정비되기 전이라도 중앙정부가 허락한다면 저는 평양과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전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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