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기준금리 인하, 이사철 등이 한꺼번에 겹치며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13일 한국은행의 '11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을 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5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9% 폭증했다.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12월 이후 6년래 최대다. 잔액 기준으로도 역대 가장 많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8·10월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이사철(9~11월)이 겹친 점도 주담대 증가를 이끌었다.
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주담대가 5조원 늘었고 저축은행 등 비은행은 1,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중 일부가 비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738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5,000억원 불었다.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던 10월의 7조8,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잔액 역시 사상 최대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올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되며 가계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강태수 전 한은 부총재보(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상승의 국내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6월 말 현재 주담대의 82.1%가 변동금리부"라며 "변동금리부는 기준금리가 동결돼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금리가 상승하게 설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해도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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