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쟁률 100대1 '은행고시' 왜

높은 연봉·정년보장 매력<br>시중銀 2000여명 모집에 20만명 가까이 몰려들어<br>중복 합격 많아 채용 애로도

올해도 어김없이 은행권 공채에 수십만 명의 지원자가 구름 떼처럼 몰리고 있다. 가히 '은행고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하반기 공채에는 1만3,400명의 지원자가 운집했다. 채용 예상규모는 100명으로 경쟁률이 무려 134대1에 이른다. 220명을 뽑는 기업은행에는 2만1,000명이 지원해 9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우리은행도 200명 채용에 1만8,000명이 몰려 경쟁률이 90대1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100대1에 가까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오는 29일 100명 규모로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급여 수준이 높고 고용이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도 최소 20만명(중복 지원자 포함)이 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기업·농협·산업·신한·외환·우리·하나은행의 연간 채용인력은 지난해 1,723명에서 올해 2,106명(농협은행 하반기 공채 제외)으로 383명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8개 은행 지원자는 3만800명이 늘어난 17만6,800명에 달해 은행원이 되는 길은 여전히 좁다.

◇고연봉ㆍ철밥통에 입사 희망 0순위=금융감독원ㆍ은행 등 금융 관련 기관들에 이같이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1억원이 넘는 연봉에다 한번 들어가면 정년까지 근무가 보장되는 안정성 때문이다. 일반 기업들은 실적에 따른 성과급제, 해당 업황과 경기 변동에 따른 상시 구조조정 등으로 앞날이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반면 은행들은 과도한 특권을 가진 은행 노조 등으로 공무원에 버금가는 안정적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은행권 취업 양극화=워낙 인기가 좋다 보니 재수ㆍ삼수를 하는 이도 다반사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중복 지원자가 많고 합격되는 재원들이 다른 회사에도 합격되는 경우가 많은 등 동시 합격자가 많아 채용에 애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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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합격자 문제로 채용에 애로를 겪자 6개 금융 관련 기관이나 은행 공기업들은 지난 19일 동시에 신입사원 채용시험을 치렀다. 이날 필기시험이 진행된 기관은 금감원과 산업은행ㆍ한국은행ㆍ수출입은행ㆍ한국거래소ㆍ예금보험공사로 하나같이 최고의 직장으로 꼽힌다. 매년 이 기관들의 시험이 겹친 날은 이른바 'A 매치 데이'로 불린다.

이날 시험장에는 1만명 이상의 취업준비생들이 몰렸다. 그러나 채용인원은 산업은행과 한국은행이 70여명씩, 금감원 50여명, 수출입은행과 한국거래소 40여명씩, 예금보험공사 20여명 등 3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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