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국유재벌 계열사 중예제지 사실상 부도

은행 "국유기업 더 안봐준다"

중국 국유재벌 청퉁의 계열사인 중예제지가 48억위안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며 사실상 부도처리됐다. 중국에서 국유기업 계열사가 부도처리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은행들이 더 이상 국유기업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중국 경제주간지인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3일 베이징은행업협회 소속 농업은행, 교통은행, 베이징은행, 광다은행 등 9개 은행은 '중예제지그룹에 대한 권익보호 조치 통지'에서 은행의 신규거래를 중단하고 이미 개설한 계좌에서는 급여, 연금보험, 의료보험, 세금과 은행 이자를 우선 지급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예제지를 9개 은행 채권단 관리체제로 만들어 부도처리한 셈이다. 왕강 베이징은행업협회 부비서장은 "1년 동안의 상환 요구에도 중예와 청퉁그룹이 적절한 대처를 못해 은행들의 손실보전을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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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지산업은 지난 2008년 인쇄용지 분야에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며 공급과잉을 초래했다. 중국 정부도 특수용지가 아닌 인쇄용지의 경우 공급과잉을 인정하고 과잉생산 설비를 강제 폐쇄하는 조치도 취한 상태다.

중예제지의 부도처리는 신용건전화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은행들이 더 이상 국유기업이라고 대출을 연장하는 등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경고로 읽힌다.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5,636억위안으로 2년 전의 4,078억위안에 비해 38%나 증가했다. 규모로는 전체 대출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른데다 숨겨져 있는 부실대출 규모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99~2000년 부실대출의 증가로 금융 시스템이 망가지며 1조3,000억위안에 달하는 정부 구제금융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는 중국 금융당국으로서는 공급과잉·지방부채 등으로 늘어날 부실대출을 막기 위해 은행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이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관리상품(WM) 30억위안에 대해 원금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도 정부의 신용건전화 압박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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