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이태훈 노바셀테크놀로지 대표

"기술평가 통한 코스닥 입성 도전"<br>변형 단백질 찾아내 질환 진단 원천기술 확보<br>"연내 상장… 내년 R&D분야서 매출 120억 달성"


"올해 코스닥 상장이란 지상과제를 달성해 노바셀테크놀로지를 바이오업계의 리더로 키워가겠습니다." 포항공대 교수ㆍ연구원들이 지난 2000년 설립한 노바셀테크놀로지(이하 노바셀)의 이태훈(사진) 대표와 직원들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이 대표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1차 관문'인 기술평가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장성이 밝아 기술평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성장형 벤처'는 상장심사요건 특례를 적용받아 최근 사업연도에 순손실(세전)이 났거나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당기순이익 20억원, 매출액 100억원(기준시가총액 300억원) 미만이어도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다. 바이로메드ㆍ크리스탈지노믹스ㆍ이수앱지스ㆍ인트론바이오 등 창업 초기에 상당한 매출이나 순이익을 올리기 힘든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거쳐간 코스다. 노바셀이 기술평가를 통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소변 한 방울로 암ㆍ전염병ㆍ당뇨ㆍ뇌질환ㆍ심혈관계질환 등 단백질의 변화로 생긴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고, 더 나가 질병을 일으킨 변형 단백질을 찾아내 이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기반이 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암 등 특정 질병에 걸린 사람의 세포에 특이하게 많이 발현ㆍ분비되는 지표물질(biomarker)과 신약 타깃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데이터베이스(DB)도 무기다. 프로테오믹스는 '특정 세포ㆍ조건에서 유전자의 명령으로 만들어지고 작용하는 단백질의 총집합'인 프로테옴(단백질체)의 기능ㆍ구조와 변형 여부를 분석해 유전자의 기능, 단백질의 기능이상 여부 등을 규명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국내 유명 제약사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ㆍ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의 대부분이 노바셀의 고객인 것도 이 덕분이다. 노바셀은 한때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중 일부나 전부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는 방안도 추진했다. 하지만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국내 풍토에다 2009년 노바셀을 인수한 토자이홀딩스(지분 54.84%)의 판단도 상장으로 돌아서게 만든 요인이다. 이 대표는 "원하는 가격에 노바셀을 인수하려는 곳이 없어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며 "(상장을 통해) 노바셀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는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처럼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기술평가와 상장예비심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기술평가를 통과한 벤처기업이 상장에 실패한 사례가 있는 것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노바셀은 지난해 3월 미래에셋증권과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9월 예비실사를 진행하는 등 차근차근 상장 준비를 해왔다. 이 대표는 상장 후 노바셀의 비전에 대해 "상장 이후 첫해가 될 내년에는 11개 R&D 파이프라인에서 매출 120억원과 영업익 46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프로테오믹스 연구용역(바이오시밀러 분석) 서비스를 확대하고 유방암 신규 타깃, 유방암치료제인 '허셉틴' 저항성 진단 바이오마커, 화장품 원료물질(W3 펩타이드) 기술이전 등을 통해서다. 이 대표는 "일본 업체와 W3 펩타이드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중인데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올해는 3억원, 내년에는 10억원 정도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KAIST 생물학과와 포항공대 생명과학과를 거친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2000년 6월부터 노바셀(옛 씨그몰)의 핵심기술 연구는 물론 경영까지 도맡아와 노련한 경영인의 분위기를 더 짙게 풍겼다. 이 대표는 "상장 후 2~3년간은 직접 경영하겠지만 회사가 더 커지면 전문경영인을 두고 연구에만 몰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셀이 많은 바이오 기업 중 그저 그런 한 곳으로 머물지, 바이오 업계를 이끌어갈 리더로 부상할지 올 연말 상장 여부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 노바셀테크놀로지는
작년 토자이홀딩스 자회사 편입·사명 변경 지난 2000년 포항공대 교수 및 연구진들이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 씨그몰이 모태다. 단백질 분석,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탐색, 줄기세포 성장ㆍ분화 조절 기술 등 뛰어난 연구능력을 인정받아 창업하자마자 20억원을 투자유치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토자이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 '생명공학분야의 새로운 별(신성ㆍNova)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회사 이름을 노바셀테크놀로지로 변경하고,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조기에 상업화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정부의 국책연구과제 등에 참여해 신약 개발과 바이오마커 발굴에 필요한 단백질 분석 원천기술을 확보, 국내외 대학ㆍ연구소ㆍ기업과 다양한 공동연구 및 기술용역을 수행해 왔다. 단백질 분석 비용ㆍ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최근 대기업과 대형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물리ㆍ화학적 동등성을 가졌는지 검증하는 데도 요긴하게 쓰여 해당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인(人)태반 유래 펩타이드를 활용한 세포치료제ㆍ간기능개선제 제품화, 합성 펩타이드를 활용한 상처치료제ㆍ기능성화장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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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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