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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세대교체… '팡' 지니 '팜' 뜨네
애니팡·캔디팡 등 퍼즐게임 인기 주춤가상경영 소재로 한 SNG 새 격전지 부상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애니팡하는 모습./한국일보 자료사진
'애니팡' '캔디팡' 등 모바일 퍼즐게임 인기가 주춤하자 경영을 소재로 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간단한 조작법을 내세운 '팡류' 게임이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열어젖혔다면 내년부터는 이용시간과 매출이 월등한 '팜류' 게임이 주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빌은 최근 와인농장을 경영하는 모바일 게임 '그레이프밸리'를 선보였다. 국내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 나인휠스가 개발한 이 게임은 나만의 농작물과 와인을 생산해 포도농장을 키워나간다는 게 줄거리다. 실제 포도 품종을 기반으로 한 판매용 와인부터 빈티지 와인까지 수집할 수 있고 생산한 와인과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출시된 인터넷 버전에서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여서 벌써부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CJ E&M 넷마블은 문명을 소재한 한 '더팜월드'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게임은 유럽∙아시아∙아메리카 중 하나를 선택해 다른 이용자와의 교류 및 전쟁을 통해 자신만의 문명을 육성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카툰 방식의 그래픽을 도입해 아기자기한 재미를 살렸고 줄리어스 시저, 진시황,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사 속 위인들이 등장해 사실감을 강조했다.
JCE는 농장 경영 모바일 게임 '메이플스토리 빌리지'를 내놓았다. JCE와 넥슨이 함께 개발한 이 게임은 넥슨의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 등장하는 다양한 몬스터를 키우면서 자신만의 농장을 세우는 모바일 게임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게임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는 한편 곳곳에 미니 게임을 도입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는 설명이다.
게임 업계가 잇따라 팜류 모바일 게임에 주목하는 것은 퍼즐게임의 뒤를 이을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출시되며 인기를 모은 퍼즐게임은 간편한 조작법과 친구 간 대결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시장에 자리 잡았지만 그만큼 쉽게 싫증을 느끼는 탓에 이용자 이탈이 빠르다. 시장조사 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애니팡은 출시 3주에 최대 신규 가입자를 기록했고 캔디팡 역시 출시 3주를 기점으로 가입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소셜네트워크게임이지만 퍼즐게임에 비해 이용자 충성도와 매출이 월등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퍼즐게임은 한정된 시간 내에 주소록에 등록된 친구와 점수를 경쟁하는 구조인 반면 경영게임은 매번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 내 아이템 판매에 따른 매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구를 맺을 수 있고 나만의 가상세계를 가꿔나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JCE가 올 3월 출시한 '룰더스카이'는 애플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1위 자리를 퍼즐게임에 내준 지 오래지만 전체 가입자 500만명에 하루 평균 이용자도 80만명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파티스튜디오의 커피숍 경영게임 '아이러브커피' 역시 앱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꾸준히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본 대형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와 T스토어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내용의 업무협력을 체결했고 KT는 일본 디엔에이와 애플리케이션 장터 교류를 위한 공동 마케팅에 펼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아예 엠게임과 모바일 게임 '프린세스메이커 소셜'을 공동 개발하고 지난달 선보였다. 시장조사 업체 DMC미디어에 따르면 전세계 소셜네트워크게임시장은 올해 12억1,3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오는 2014년에는 15억5,3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신만의 농장이나 식당 등을 경영하는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가 증가하는 속도는 느리지만 이용자당 매출이나 이용시간은 퍼즐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며 "올해 모바일 게임시장을 애니팡과 캔디팡이 주도했다면 내년에는 육성과 경영을 소재로 한 게임으로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