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식에 대한 미 증시의 「사자」열풍이 아시아권으로 확산되면서 아시아 증시에서도 관련 주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하루에 주가가 1,200% 이상 오른 기업이 있는 가하면 주당 주가가 4억원이 넘는 주식도 나오고 있다. 또 인터넷 관련주식마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회사 이름 뒤에 「.컴(.COM)」이나 「인포-테크(INFO-TECH)」라는 단어만 붙여도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AFP 통신과 비지니스 위크 등에 따르면 정보통신회사인 홍콩의 트라이컴 홀딩사는 지난 4일 하루에 주가가 1,246%나 폭등했다. 화교 재벌인 리카싱의 아들인 리차드 리가 운영하는 패시픽 센츄리사가 이 회사를 인수, 인터넷 관련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하자 사자 주문이 쇄도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5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무려 1,162%나 상승했다.
이 회사뿐 아니라 홍콩내 다른 인터넷 관련 회사들의 주가도 최근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보서비스 회사인 와프 케이블사의 주가도 올들어 83%가 올랐고, 온라인 무역거래회사인 CCT사 주가는 182%나 폭등했다.
일본·한국·싱가포르도 인터넷 관련 주가가 급등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의 야후 저팬은 지난 5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주가가 875%나 치솟았다. 특히 야후 저팬 주가는 지난 4월 한달 동안 장외시장에서 59.8% 올라 주당 4억원을 넘어섰으며, 4월초에는 6억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야후 저팬의 최대 주주인 소프트 뱅크 역시 올들어 주가가 133% 뛰었으며, 케이블 정보회사인 스미토모사는 60%, 바이러스퇴치 소프트웨어 판매회사인 트렌드 마이크로의 주가는 103%나 올랐다.
싱가포르의 패시픽 인터넷사는 아시아에서 인터넷 관련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월 미 나스닥시장에 상장, 지난 5일 기준으로 현지 주가가 30%나 크게 올랐다. 한국의 다우테크놀로지사 주가도 올들어 260%나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증시마다 인터넷 관련주가가 이처럼 급상승하면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주의 폭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과열투자 열기를 이용,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의 과열투자 열기는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 사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홍콩의 정보기술회사인 팬팩 미디아사는 올초 회사명을 「팬팩 미디아 컴」이라고 바꾸겠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100%나 급등했고, 인도에선 회사명에「인포테크」란 단어를 붙인 유령회사들에 투자자들이 투자했다가 피해를입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와관련, 『경제가 저성장할 때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인터넷 등 하이테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무작정 인터넷 관련 주식이 백만장자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의 과열투자 열풍은 또다른 폭락을 예고하는 버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