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등포/“하루 유동인구 100만여명 선점”(21C 신흥상권)

◎백화점·할인점 역세권 대회전/주변 공장 속속 이전 개발 순풍/롯데·신세계 등 돌풍속 재래시장·지하상가 침몰/위성도시 인천·부천·광명·안양·안산까지 영향권/프라이스클럽·E랜드아울렛 가세 균열 가속영등포권역은 수출산업공단을 끼고 있어 주요 공업지대이면서 서울 서부지역 부도심으로 교통의 요지다. 철도 및 국철 1호선과 지하철 2·5호선 등이 관내를 관통하면서 하루 유동인구가 1백만명을 상회하는 이 곳은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역사백화점인 롯데를 비롯, 신세계·경방필과 함께 애경백화점 등 4개의 대형백화점들이 대거 밀집돼 있는 서울의 핵심 상권이다. 이 곳은 80년이전까지는 주변의 각종 공장을 배후로 상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난 80년들어 밀집됐던 공장들이 폐쇄되거나 이전하면서 주거지로 바뀌고 여기에다 목동일대가 개발되면서 중요 상권으로 급격히 부상했다. 80년대이전까지 재래시장과 영등포 역앞의 지하상가가 상권의 중심기능을 수행해오다 84년 신세계 백화점이 문을 열면서 상권이 차별화됐던 것이 91년 롯데의 출점으로 백화점 절대 우위시대를 연 것이다. 이어 93년 애경백화점, 94년 경방필이 차례로 문을 열면서 백화점의 위세는 더욱 세졌는데 여기다 E랜드가 운영하는 2001아울렛과 신세계 프라이스클럽 등 신업태까지 가세하면서 경쟁구도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됐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영등포상권으로 포함됐던 부천지역에 LG백화점이 들어서고 광명에는 나산클레프, 중동에는 까르푸 등이 대거 들어서 상권이 또다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여의도에는 거평유통이 소매점형식의 대형 마트를 개설, 틈새시장을 파고 들고 있는데 곧 수출산업공단내에는 할인점 형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롯데가 관악구 봉천동일대에 보라매점을 연내 개점할 예정인데다 올 9월께는 지하 8층 지상 9층의 씨엘백화점이 양천구신정동에 문을 열 계획이며 목동에는 99년까지 현대백화점이 들어서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2천5백평의 부지위에 올 4월 착공에 들어가 99년 하반기 개장예정인데 지하 5층·지상 12층으로 연면적 3만평, 매장면적 1만5천평의 역내 최대 규모의 위용을 갖출 예정이다. 대형 유통점들의 잇따른 진출은 영등포권역이 구로 양천 강서 관악 동작구 일부지역을 배후상권으로 2백만∼3백만명의 인구를 형성하고 있는데다 위성도시인 인천 부천 광명은 물론 안양 안산까지 포함, 배후인구가 1천만명에 달하는 주변인구, 즉 잠재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주요 유인조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희문신세계 영등포점장은 『영등포 일대는 경쟁의 극치양상을 띠고 있다』며 『각 점포들의 고객확보 싸움은 어느 곳보다 치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등포권역의 최대 규모인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역사 백화점으로 총 1만4천8백여평의 대지에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지난해보다 약 9백억원 늘어난 5천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는 롯데는 도심과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중간지점에 위치한 특성을 감안, 도심형백화점에다 터미널형 기능을 동시에 갖춘 생활밀착형 백화점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특성을 감안해 고급품과 중급품은 40%, 대중품은 20%의 비중으로 상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늘어나는 고객확보를 위해 현재 약 3천평의 매장을 추가확장하고 있다. 롯데는 또 올 10월 개점을 목표로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보라매점을 지난 94년부터 총 1천억원을 투자, 관악구 봉천동에 건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여성패션을 리드하는 패션 1번점을 점포 컨셉트로 설정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보다 약 9%가 신장한 2천6백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신세계는 총 9개 노선에 14대의 셔틀버스를 이용, 목동과 대림동 등 주변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지하 2층에 「영웨이브」 매장을 오픈, 학생층과 20대초반의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매장규모를 1백평 확대, 5백70평으로 늘리는 한편 브랜드 50여개를 확보하고 개점시간도 차별화해 상오 11시30분부터 하오 8시30분으로 조정했다. 애경백화점은 10∼20대를 겨냥한 전문 의류매장을 활성화하는 「패션익스프레스」 전략을 추진, 1천여평의 전문매장을 갖추고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향기있는 백화점을 구현하는 이 백화점은 특히 지역백화점 특성을 강화하기위해 지하 1층 1천여평을 식품매장으로 꾸며 다양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 매장에서 5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영등포권역내 식품부문 최고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2천5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백화점은 올해는 2천9백억원을 목표로 잡아놓고 있다. 경방필백화점은 지난해 8월부터 「실용중시형 고품격 백화점」에서 「신생활 패션백화점」으로 이미지를 재정립, 주요고객인 30대여성을 타깃으로 여성중심의 새역사 「허스토리」를 창출키로 하고 여성의류를 중심으로 한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천9백억원이던 매출액을 올해는 2천3백억원으로 늘려잡고 있는 경방필은 패션부문을 중점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신세대 고객을 겨냥한 전문 매장 「크로스 존」을 지난해 7월 오픈했다. 또 상설할인매장인 「필마트」도 지하 1층에 40평 규모로 개설, 3백50여가지의 상품을 공급하는 등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 백화점은 지난 95년 업계 처음으로 현금우대 카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것과 함께 다양한 고객카드를 개발,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7층에 만남과 휴식을 위한 쉼터 등 편의시설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거평유통은 지난해 9월 여의도 옛 라이프쇼핑센터를 개축, 지하 1층 지상 5층에 연면적 3천4백여평의 거평마트를 오픈하고 지하에 9백평 규모의 대형 슈퍼마켓을 열고 소매점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거평은 구로공단내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연면적 1만1천4백평에 할인점으로 운영할 구로점을 올 연말 개설할 계획으로 공사에 들어갔다. 영등포권역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신규 업태의 매장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기존 매장들과 피할 수 없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으로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장이 되고 있다.<남문현> ◎인터뷰/신세계백화점 윤희문 영등포점장/“고객불만·요구사항 적극반영” 윤희문 신세계 영등포점장(50)은 『영등포권역은 대형 백화점을 비롯, 할인양판점들까지 몰려들어 어느 지역보다 뜨거운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며 『이런 여건속에서 고객만족을 실현키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점장은 『신세계는 지난 84년 영등포지역에 대형 매장으로는 처음 진출, 지역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쇼핑욕구를 충족시켜 왔다』며 『전례가 없을 정도로 심한 경쟁속에서도 전통을 바탕으로 여성패션을 리드하는 패션 1번점 고감도 패션백화점의 이미지를 살려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등포권역에 유통점들이 왜 이렇게 몰려드나. 『시내에서 동떨어져 있는데다 서부지역 위성도시를 배후로 하면서 교통의 요충지라는 특성등에 따른 엄청난 유동인구 등이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출산업공단을 비롯,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상당수 공장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아파트 등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잠재 쇼핑인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통업체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일 것이다.』 ­배후상권인 부천 중동 등에 대형매장들이 속속 개장되고 있는데.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신규업체나 기존업체들의 지방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상권을 세분화시키면서 파이를 쪼개는 양상을 촉발, 경쟁을 더욱 첨예하게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 지역 백화점들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위해 차별화된 매장운영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지역 백화점들이 패션부문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여성, 특히 젊은 층 고객들이 백화점을 많이 찾는 특성을 감안해 각 업체가 이들을 집중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지난해 X세대 여성을 겨냥한 전문 매장인 「영웨이브」를 오픈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들어 영업시간을 차별화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 영등포점의 운영 전략은. 『고객들이 편안하고 자존심있는 쇼핑을 할 수 있는 백화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고객들의 불만이나 요구사항 등을 적극 반영하는 원투슬립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친근한 판매사원 캠페인을 통해 1천여명에 달하는 본사 및 파견사원들 모두 고객들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또 영웨이브 매장과 함께 가구 전문매장을 확보하는 등 개성있는 매장을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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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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