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중기업, 쿠릴열도서 러와 합작 사업"

日 바짝 긴장. “일본 입장과 배치된다”

한국과 중국의 수산업체들이 남 쿠릴열도에서 러시아 기업과 손잡고 합작 사업을 펼치려 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남 쿠릴열도는 일본과 러시아가 각자 영유권을 주장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으로, 일본측은 한ㆍ중 기업들의 진출이 사실상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중국 다롄(大連)의 수산물 업체가 러시아 기업인 보즈로쥬데니예와 남 쿠릴열도의 쿠나시르섬에서 해삼 양식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기본합의각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어업청은 현재 한국의 수산업체도 수산물 양식 및 가공사업을 위해 러시아 기업과 합자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남 쿠릴열도에 대한 외국기업 진출이 앞으로 활발해질 것이며 특히 한국회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남 쿠릴열도에서 일본과 러시아 외에 제3국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기로 한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유권 분쟁지역에서 러시아와 제3국 기업들이 공동사업을 전개한다는 소식에 일본은 경계 수위를 바짝 높이고 있다. 간나오토(菅直人) 총리 등은 지난 15일 “일본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가 “일본과 영토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 중국과의 연계를 전면에 내세워 일본을 포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마땅한 대항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한국기업 진출까지 현실화될 경우 사태는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의 행보가 남 쿠릴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제3국 기업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사실상 러시아의 관할권을 인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한국기업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러시아의 실질적 지배가 한층 강화돼 영토교섭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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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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