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부동산 규제 피하자" 中부호들 해외 호화주택 구입 바람

홍콩·마카오·美·加·멕시코등서 100만弗대 주택 매입 부쩍 늘어<br>현지 탐방 않고 묻지마 투자도<br>해외 부동산업계 "中고객 잡자" 中·홍콩에 사무소 설립 앞다퉈


미국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윈드햄 부동산은 최근 중국인 부동산 구매단을 조직해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골프 별장으로 안내했다. 이들 부동산 구매단은 골프동호회 회원들로 모두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 이들 중 3명이 현장에서 20만달러짜리 골프 별장을 1~2채씩 매입했다. 이들 중국인을 데리고 미국 현지를 방문한 윈드햄 부동산의 컨설턴트인 리하이징은 "골프 별장을 사지 않은 다른 고객들은 오는 6월에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가서 300만달러짜리 고급 별장을 둘러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국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1가구 3주택 이상 매입 금지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에 나서면서 돈 많은 중국인들이 부동산 구매를 위해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고 한껏 올랐던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심리가 중국 국내에 팽배하다. 리하이징은 "올들어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과거 두달에 한번 조직했던 미국 부동산 구매단을 이제는 한달에 1~2차례 이상 조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수요를 잡기 위해 미국, 영국 등 해외 부동산중개 및 컨설팅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중국 지사 설립 및 사무소 개설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 해외부동산시장의 큰 손 부상= 국제 부동산 컨설턴트 업체들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규제를 피해 중화권 지역인 홍콩, 마카오는 물론 미국, 영국, 멕시코, 캐나다 등으로 나가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값싼 매물이 무더기로 나오고 있는 것도 중국인의 매입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해 법원경매에 넘어가는 부동산이 부지기수다. 라스베가스의 경우 주택 거래의 60%가 법원경매 부동산이다. 일부 중국인들은 현장에 오지도 않고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국제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오닐그룹의 패트릭 오닐 최고경영자는 "올 들어 100~200만 달러짜리 뉴욕 맨해튼의 고급 콘도미니엄을 매입하는 중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부동산 매입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09년 5%에서 2010년 10%로 두 배 뛰었다. 특히 100만 달러 이상의 고급 주택의 경우 중국인의 비율은 15%에 근접한다. 오닐은 "올해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더욱 강화하면서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수요가 확실히 늘고 있어 2011년의 중국인 비중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나다 뱅쿠버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로버트 천씨는 "올 들어 뱅쿠버 웨스트, 리치몬드, 화이트록 등 뱅쿠버 주요 지역의 주택 매입자들은 뱅쿠버로 이민 온 사람이거나 아니면 중국인들이었다"고 밝혔다. 홍콩과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마카오 부동산중개업체인 원오아시스의 윌슨 청 마케팅 이사는 "마카오 사우스 코타이 지역에서 우리가 중개하는 매물의 20%를 중국인이 사가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중국인 비중이 10%였던 것을 감안할때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중개업체들, 앞다퉈 중국 지사 설립= 급증하는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수요를 잡기 위해 미국, 영국 등의 해외 부동산업체들이 앞다퉈 중국이나 홍콩 등에 사무소나 지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홍콩에 지사를 설립한 미국의 인테로 부동산 관계자는 "우리는 홍콩시장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미국시장에 관힘이 있는 중국 본토인이 타깃이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케니 로 매니저는 "홍콩에 지사를 설립하기 전인 지난해부터 중국인의 미국 부동산 매입을 중개했다"며 "하지만 당시에는 중국인이 관심을 보이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실제 언제든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행동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홍콩 등에서 부동산 로드쇼를 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및 컨설팅업체들도 부쩍 늘고 있다. 영국 부동산개발업체인 프레시스타트리빙은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소푼과 손잡고 최근 홍콩에서 로드 쇼를 열었다. 영국 개발업체가 영국 북동부에 지어 놓은 고급 아파트 및 별장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맥도날드는 지난해는 일주일에 1번 정도 로드쇼를 했지만 올 들어 3~4번으로 부쩍 늘었다. 이 부동산 업체가 판매하는 매물은 런던 소재 고급 주택으로 로드쇼 참가자의 20~30%가 중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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