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미래 교통 혁명 종결자 PAV] ① 2030년 개인용 항공기 시대 열린다

땅길·하늘길 따라 중장거리 이동 척척<br>실용화땐 속도·시간 획기적 단축<br>최대 기술적 장벽은 추진장치<br>美·EU 등 국가차원 R&D 박차<br>이르면 내년께 상용모델 시판<br>항우硏도 중장기 로드맵 수립

항공기와 자동차의 장점을 융합한 PAV는 현 교통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최적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교통 혁명 종결자 PAV] ① 2030년 개인용 항공기 시대 열린다 땅길·하늘길 따라 중장거리 이동 척척실용화땐 속도·시간 획기적 단축최대 기술적 장벽은 추진장치美·EU 등 국가차원 R&D 박차이르면 내년께 상용모델 시판항우硏도 중장기 로드맵 수립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항공기와 자동차의 장점을 융합한 PAV는 현 교통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최적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대변되는 소형 개인용 항공기 'PAV(Personal Air Vehicle)'는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교통수단이다. 이런 PAV가 최근 극장 스크린을 탈출해 미래 교통수단의 핵(核)으로서 전 세계 항공 전문가들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ㆍ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은 이미 PAV가 현 교통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최적의 대안이자 막대한 경제ㆍ사회적 잠재력을 지녔음에 주목하고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상태다. 미래 교통 혁명을 초래할 PAV의 진정한 가치와 국내외 주요 R&D 동향, 그리고 PAV가 바꿔놓을 우리의 미래상을 총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교통혁명의 신 패러다임 "2030년에 이르면 PAV가 미국 자동차시장의 3% 이상을 대체할 것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리서치센터의 마크 무어 박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PAV의 잠재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10여년 가까이 NASA의 PAV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그는 "항공기와 자동차의 장점을 융합, 도로주행과 비행능력을 겸비한 PAV는 향후 40~650㎞의 중거리 이동에 혁명적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세계 각국이 PAV에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의 항공 및 도로 교통시스템은 접근의 취약성, 상습적 교통체증 등으로 적잖은 돈과 시간의 낭비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고 한정된 국토를 모두 공항이나 도로로 만들 수도 없다. PAV는 바로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할 신개념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실제로 PAV가 실용화되면 중거리 이동에 있어 속도와 시간의 획기적 단축이 가능하다. 항공 여행객과 자동차 이용객을 흡수, 교통체증과 국토 난개발 방지 효과도 제공한다. 김근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우주연구본부 박사는 "PAV는 대개 시속 200~300㎞의 비행속도를 표방하는 만큼 서울-부산 간 출퇴근도 가능해진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의 효율적 이용은 물론 지난해에만 26조5,700억원에 달했던 교통혼잡비용의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플라잉 카로 한몫을 잡아보려는 개인과 민간기업들에 더해 NASA,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랑스 국립항공우주연구소(ONERA),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등 유수의 국립 항공우주기관들이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PAV 개발에 속속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PAV 자체는 물론 추진기관ㆍ관제시스템 등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일례로 NASA는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퍼핀과 PAV 탐사 프로그램(PAVE)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DARPA는 지난해 4월 비행 가능한 군용 험비 개발을 위한 '트랜스포머(TX)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STOL에서 VTOL로 진화 유럽 또한 유럽집행위원회(EC) 주도로 11개국 13개 항공우주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 유럽 전역에 도입할 PAV 시스템을 개발하는 'P플레인(PPlane) 프로젝트'를 출범시키는 등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보스턴 소재 테라퓨지어는 이미 접이식 날개를 갖춘 도로주행 항공기 '트랜지션(Transition)'을 개발, 내년 중 상용모델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PAV는 운용시스템과 이륙 방식에 따라 싱글 모드, 듀얼 모드, 단거리이착륙(STOL), 수직이착륙(VTOL) 모델로 구분된다. 싱글 모드는 일반 항공기처럼 비행모드만 갖춘 PAV, 듀얼모드는 도로주행과 비행이 모두 가능한 PAV를 말한다. 그리고 STOL은 이착륙 시 활주로가 필요한 모델, VTOL은 헬리콥터처럼 어디에든 이착륙할 수 있는 모델을 의미한다. 김 박사는 "초기에는 기술적 이유 때문에 트랜지션 같은 STOL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점차 VTOL PAV로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항공전문가들은 PAV 상용화의 최대 기술적 장벽으로 추진장치를 꼽는다. 항공기와 자동차의 능력을 겸비한 PAV의 특성상 중량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량 대비 추력비가 향상된 새로운 추진장치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안병호 조지아텍 항공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는 "기존 항공기 엔진의 대안으로 신개념 전기추진시스템 연구가 활발하다"며 "덧붙여 중량 감소, 공기역학 설계, 소음ㆍ진동 저감, 조종ㆍ관제시스템 등 일반 항공기술도 핵심 요소기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무어 박사의 경우 전기추진시스템과 덕트 팬 추진 장치의 동시 채용이 추진장치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그는 "덕트 팬은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적용이 가능하므로 PAV의 엔진을 소형화해 중량을 줄이면서 추진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항우연, 중장기 기술로드맵 수립 이처럼 국가적 지원하에 다각적 R&D를 수행 중인 항공 선진국들과 달리 국내 PAV 연구는 이제야 첫 걸음마를 내딛은 수준이다. 항우연과 한국교통연구원을 중심으로 몇몇 선행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 중 항우연은 최근 차세대 교통수단으로서 PAV의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수립, 원천기술 분석 등에 본격 뛰어들었다. 총 4단계로 나눠진 로드맵에 따르면 항우연은 2015년까지 핵심ㆍ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증ㆍ평가한 뒤 비행시제기를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시험비행을 통한 기술 고도화를 거쳐 2030년까지 실용화 시제기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박사는 "전천후 자율비행이 가능한 안전운항 기술, 경량화, 공기저항ㆍ소음ㆍ진동 저감, 동력시스템 효율 제고 등을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발주자이기는 해도 항우연은 다수의 소형기 개발 경험과 지능형 항법 시스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스마트무인기 등 첨단 무인기 개발 사업을 통해 신개념 비행체 개발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다는 평가다. 이대성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PAV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로서 정부차원의 집중적 투자가 이뤄진다면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며 "소수 국가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일반 항공기 보다는 PAV를 위시한 미래형 항공기 시장이 국가적으로도 투자 대비 효용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 교수 역시 "한국의 지상교통시스템은 포화상태로서 철도 등 대체 운송수단으로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막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한국에서의 PAV 도입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비효율을 해결할 궁극적 대안의 하나"라고 피력했다. [미래 교통 혁명 종결자 PAV] 기획연재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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