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고객센터에 요리법 SOS치는 남자들

쿡방 영향·싱글족 늘어나며

요리, 남성들 취미로 급부상… 레시피 문의 전화 크게 늘어

샘표 '남자들의 요리교실' 지원률 10대1 육박 인기

주방용품 등 남성 매출도 급증

''삼시세끼 어촌편'' 차승원

샘표에서 월 1회 여는 ''남자들의 요리교실''

얼마 전 샘표 고객지원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여보세요"라는 굵직한 남성 목소리에 김혜성 대리는 순간 긴장했다.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호통부터 칠까 봐 더럭 겁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 남성 고객의 질문에 김 대리는 긴장했던 어깨의 힘을 풀고 웃으면서 응대를 시작했다. "콩나물을 무치는 중인데 간장은 넣나요?"라는 게 고객의 문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요즘 들어 제육볶음이나 두부조림 등 요리법을 묻는 남성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여성 고객들의 전화가 대부분이었지만 올들어 레시피를 묻는 남성들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요리하는 남성 고객'의 SOS 전화가 늘자 샘표 고객지원실 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요리법을 공유하며 '남자를 위한 요리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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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재료를 구매해 조리대 앞에 서는 남성들이 늘면서 식품업계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최근 tvN의 '삼시세끼', 올리브TV의 '오늘은 뭐 먹지' 등 소위 '쿡방(Cook+방송)'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로 떠오른데다 만혼 추세로 혼자 먹고 사는 남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업체 마케팅 전략도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샘표 고객지원실의 경우 남성 소비자의 요리법 문의에 적극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질문 내용을 모아 사진을 첨부한 상세한 레시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방송에 나온 요리법도 사진처럼 한 장씩 넘겨볼 수 있도록 카드형식으로 만들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린다. 샘표 관계자는 "매월 한번씩 여는 '남자들의 요리교실'의 최근 지원률이 10대 1에 달하는 등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요리가 남성들의 취미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벤트와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성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은 제품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AK몰에 따르면 지난달 주방용품 및 식기 카테고리에서 여성 매출이 전년대비 36% 증가한 반면 남성 매출은 130% 급증했다. 베이킹 용품 남성 고객의 매출은 135%, 제빵기·제과기 매출도 79% 증가했다. AK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1인 가구의 증가로 간단한 즉석 가공식품 매출이 강세였다면 올해는 집에서 제대로 요리를 해 먹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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