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대서양서 원유 시추 첫 허용

환경단체 등 반대여론에도 추진

세계석유시장 주도권 확보 포석

공급과잉 → 값하락 부채질할 듯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정부 최초로 대서양 일대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세계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을 심화시켜 유가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는 이날 오는 2017~2022년 버지니아와 노스ㆍ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미국 북동부 지역의 연안 80㎞ 밖 해상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멕시코만 10곳과 알래스카 연안 3곳도 시추권과 구역을 석유·가스회사에 임대해 석유·가스를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샐리 주얼 내무장관은 "실제 민간회사에 시추권과 구역을 임대하는 것은 2021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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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환경오염 우려로 북극권인 알래스카 연안 밖 지역과 태평양연안은 시추권 허용구역에서 제외됐다. 또 과학자들이 환경 문제나 시추로 인한 지진 가능성 등을 제기할 때는 이미 승인된 시추사업이라도 취소된다. 특히 개발업체가 시추권과 구역을 임차할 때는 80㎞의 완충지대를 둬야 한다.

오바마 정부가 이처럼 부작용에 대비한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시추허용 반대여론은 만만치 않다. 뉴저지주의 민주당 소속 코리 부커와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 프랭크 팰런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이는 연안 공동체들에 심각한 위협일 뿐 아니라 에너지 개발에 대한 잘못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초 버지니아주 연안 50마일 밖에서 시추를 허용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그해 영국 석유회사 BP의 기름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철회하기도 했다.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서양연안 원유자원 개발이 본격화하면 세계 석유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이미 연간 900만배럴에 육박하는 원유를 생산하는 미국이 대서양연안에서도 추가로 유전개발에 나서면 더 이상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도 되고 최근 일본 등에 허용한 대외 석유수출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중동 산유국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외교력과 시장점유율은 떨어지게 된다. 미 내무부는 2011년 보고서에서 대서양 중부와 남부에 약 20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됐다고 추정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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